‘국회를 바꾼 여성들’
‘국회를 바꾼 여성들’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22 10:04
  • 수정 2008-02-2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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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은 줄이고 정책 민감도는 높이고…

“성평등의 정치,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치, 대화의 정치.”

지난 2004년 6월 17대 국회 개원을 기념해 총선여성연대가 여성의원들에게 당부한 과제들이다. ‘성평등 국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두자릿수로 국회에 입성한 17대 여성의원들. 지난 4년간 이들이 바꾼 것들은 무엇일까?

우선 성인지적 의정활동의 모델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부터 4년간 국정감사 때마다 10명의 의원들이 각자 소속된 상임위에서 여성 관련 정책을 질의하고 개선시키는 ‘여성국감’을 기획·진행해 주목받았다. 이를 통해 그동안 ‘여성의원만 하는 것’, ‘여성가족위원회나 보건복지위원회가 담당하는 분야’라고 인식해온 성인지적 의정활동의 영역을 전 분야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성평등 정책의 전문성을 발휘했다. 



2005년 3월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의 주도 하에 여야 의원 85명이 뭉쳐 ‘국회 양성평등포럼’을 만들었다. 국회 내 포럼 중에 ‘양성평등’ 이름을 붙이기는 처음이었다. 평등포럼은 국정감사가 끝날 때마다 ‘국감 양성평등 관련 질의집’을 발간했다. 의원들이 소속 상임위에서 양성평등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했고, 어느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해졌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시켰다. 



국회 개원과 동시에 이계경, 조배숙, 이경숙, 진수희, 심상정 등 여성의원들은 당을 초월해 성인지 예산안 도입을 촉구했다. 줄기찬 요구 끝에 2006년 2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산하에 ‘성인지적 예산편성을 위한 TF팀’이 구성됐다. 이은영, 이영순 의원이 팀원으로 활약했다. 같은 해 10월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통과로 오는 2010년부터 성인지 예산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계경 의원은 여기서 한발 더 앞서 2005년 4월 소속 상임위를 예결위로 아예 옮겨버리고, 차기연도 예산안 증감 조정을 담당하는 계수조정소위원회에 여성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들어가 ‘미리’ 성인지 예산편성 활동을 펼쳤다.

남성의원들의 성추행 추태를 없애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



2006년 2월 최연희 전 한나라당 의원이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하자 여성의원들을 중심으로 최 의원 사퇴운동이 전개됐다. 윤원호, 이미경, 김희선, 조배숙, 한명숙, 강혜숙, 김명자, 김선미, 김영주, 김현미, 박영선, 서혜석, 유승희, 이경숙, 장복심, 장향숙, 홍미영, 손봉숙, 심상정, 현애자 의원은 10명의 남성의원과 함께 같은 해 3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최 의원을 제소했다. 이어 4월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 결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심상정 의원은 2006년 3월 국회의원이 국회 밖에서 성추행 등의 부도덕한 행위를 저지른 경우 징계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아직 계류 중인 이 법안은 국회 윤리특위를 구성할 때 여성의원을 30% 이상 할당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참신한 ‘생활개혁’을 실천했다.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004년 9월 여야 의원 72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에서 운영하는 ‘국회의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없앴다. 1975년 국회가 여의도로 이사온 후 관련 법·규정 없이 관행처럼 운영돼온 의원용 승강기를 단번에 없앤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2004년 9월 매년 50억원 안팎에 달하는 국회 예비금 사용내역을 국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내역이 공개되자 중복 지출되거나 불필요한 지출이 줄게 돼 결과적으로 예비금이 대폭 감소했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없애고 세금 낭비를 줄인 것이다.

그러나 일부 여성의원의 경우 구태정치의 전위대 역할을 맡으며 ‘기존 정치인 뺨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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