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막말 구태정치 재판 안 했으면
몸싸움·막말 구태정치 재판 안 했으면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22 10:01
  • 수정 2008-02-22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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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에선 보고 싶지 않아요"

17대 국회에 두자릿수의 여성의원들이 입성했을 때, 여성계를 비롯한 국민들은 ‘국회가 좀더 평화롭게 변화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최소한 막말과 몸싸움은 적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뚜껑을 연 17대 국회의 모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오히려 여성의원들을 몸싸움에 방패로 내세웠고, 일부 여성의원들은 ‘여성’보다는 ‘정치인’을 선택해 스스로 ‘돌격대’ 역할을 자임했다.

 

지난 2006년 5월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격분한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을 말리는 김현미 유승희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06년 5월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격분한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을 말리는 김현미 유승희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남성의원 접근 막는 ‘방패’로 



지난 2004년 9월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장. 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 의원간 긴장감이 팽팽했다.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한 한나라당의 의지는 대단했다. 나경원, 이혜훈, 이계경 의원 등 초선 여성의원들을 여당 남성의원들의 접근을 막기 위한 ‘방패’로 동원한 것이다. 특히 이혜훈 의원은 소속 상임위가 아닌데도 개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차출’됐다.

이혜훈 의원은 당시 “여성을 동료로 여기지 않는 풍토가 여전한 상황에서 당내 ‘궂은 일’에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다하면 아예 설 땅이 없어진다”고 토로했다.

2년여의 시간이 흘러 2006년 5월2일 국회 본회의장. 상황은 그대로였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등 6개 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 의원들의 고함과 막말, 거친 몸싸움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의장석으로 돌진하다 여당 의원들에게 제지당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격분한 송 의원은 “정신병자들이야”라고 막말을 했다. “그런 식으로 당신, 의장하고 싶어”라고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여성의원은 당시 투표행위에 방해를 받은 장복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자신에게 “싸가지 없는 ×이 어디서 국회의원을 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이명박 BBK 특검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 중인 진수희 김영숙 한나라당 의원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지난해 12월 17일 ‘이명박 BBK 특검법’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 중인 진수희 김영숙 한나라당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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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여성대변인 ‘말의 폭력’ 난무



특히 여성대변인이 많았던 17대 국회에서는 유독 ‘물리적 폭력’보다 더한 ‘말의 폭력’이 난무했다.

2004년 3월부터 2005년 6월까지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전여옥 의원은 단연 최고봉이다. 2004년 3월 당시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청와대 수석이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것을 두고 “왜? 단둘이? 대낮에?”라며 불륜을 연상케 했고, 2004년 11월에는 해외순방을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없으면 나라가 조용하다. 되도록 오래 머물다 돌아오라”는 잔인한 독설을 퍼부었다.

이번 대선에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대변인을 맡았던 김현미 의원도 못지않다. 김 의원은 지난해 6월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이순자와 동급”, “남편이 없을 만한 이유가 다 있는 것 아니냐”, “시집가서 애를 키워봐야 인생의 쓴맛 단맛을 알고 세상이 얼마나 ×× 같은지 알 수 있다”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원색적 비난을 퍼부어 논란이 일었다.

한 여성의원은 “몸싸움, 막말 등 개혁해야 할 정치문화를 거부하지 못한다면 여성의원이 많아져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남성중심적 정치문화 개혁에 앞장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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