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여성의원들은 국회 내의 정치문화 중 개선돼야 할 점으로 ‘남성중심의 정치문화’를 꼽았다.
여성은 여전히 소수이자 양성평등의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것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는 선거법 개정을 통한 다수의 여성의원 배출, 성인지 의식 제고 등에 의견이 모아졌다.
손봉숙 통합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스스로 정한 룰과 규칙도 남성중심의 리더십으로 인해 무너지기 일쑤였다”면서 “상임위원회 회의 시간은 물론, 출석도장만 찍고 자리를 뜨는 ‘성실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구태의 국회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깨끗한 정치’와 ‘성실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여성의원들까지 이런 잘못된 남성들의 정치문화를 쫓아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손 의원은 “회의 시간을 지키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상대 의원을 향해 고함을 지르고 야유를 보내는 등 여성의원들까지 패거리 의식을 드러낸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순영 민노당 의원 역시 “여성의원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남성중심의 정치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술문화, 접대문화가 아직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3%의 힘으로는 정치문화를 바꾸는 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중대선거구제로의 변화, 비례대표 비율 확대 등을 통해 30% 이상의 여성의원이 배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경숙 통합민주당 의원도 “성평등한 의정활동을 위해 여성의원 지역구 공천 30% 할당 제도화 등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더해 정당별 주요당직자들의 성인지 의식 제고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 의원은 “모든 정치적 논의구조가 각 정당의 주요당직자 중심으로 전개되는 일이 많아 이들이 성인지적 관점 내지 성평등 의식이 부재할 경우 여성 현안들이 사장되거나 법·정책으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자질이 반영되기보다 남성의원들이 차지하고 남은 상임위를 배정받는 경우가 흔하다며 ‘전문성이 고려된 상임위 배분’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