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민주노동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심상정 민주노동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15 13:03
  • 수정 2008-02-15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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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진보정당 만들겠다"
민노당 실패 교훈삼아 새정당 생활속 진보 실현
"아동·여성 위한 문화복지 도시 만들 것" 총선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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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밖을 나서자 눈앞에 ‘1등 국회의원 심상정’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선거사무실에 들어서니 심상정 민주노동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약속시간(오전 10시30분)을 훌쩍 넘긴 낮 12시가 돼서야 활짝 웃으며 나타났다. 간밤에 노회찬 의원과 독자창당을 위해 가진 비공개 회동이 새벽까지 이어진 탓이라고 했다. 

민노당 분당과 새 진보정당 창당의 한가운데에 선 심 전 대표. 그는 “민노당의 진보정당 실험은 실패했으며, 생활 속 진보를 실천하는 믿음직한 진보정당을 독자 창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노당은 진보정당의 절대 범주가 아니며, 무한대인 진보의 바다에서 무엇을 건져 올리느냐에 따라 향후 진보정당의 새 비전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심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천영세 직무대행체제가 ‘과감하고 파격적인 당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노당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민노당의 진보정당 실험은 실패했다. 지난 7년간 많은 성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은 진보정치의 미래로 도약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3일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혁신 요구에 부응할 마지막 기회였는데 혁신안 부결로 거부의 뜻을 분명히 하지 않았나. 안타깝지만 다시 신뢰를 회복할 기회는 사라졌다고 본다. 그래서 국민들 뜻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 민노당 실패를 교훈으로 삼는 믿음직한 진보정당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취문제는 어떻게 가닥을 잡고 있나?

“17일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민노당의 실패를 인정한다는 것은 민노당을 뛰어넘는 정당운동에 나서겠다는 것 아니겠나. 탈당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어떤 정당을 누구와 만들 것이냐’ 하는 문제는 좀더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민노당 내 일부 이탈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평등당’은 안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총선용 정당으로 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적어도 민노당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전과 책임을 가지고 나서야 한다.”

-믿음직한 진보정당의 상(像)을 밝혀 달라.

“생활 속 진보를 실현하는 대중정당이다. 민노당의 강령이나 정신이 잘못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서민정당으로서 자기 지향을 국민들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 왔느냐에 대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 비판과 반대를 넘어서서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정당, 주장과 설득이 아닌 소통을 중시하는 개방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민노당은 지금까지 노동·통일문제는 열심히 해왔지만, 상대적으로 환경·여성·인권·평화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21세기 가치를 포괄하는 진보 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다. 진보진영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폭넓은 결집도 이뤄져야 한다. 특히 88만원 세대로 규정된 젊은 세대가 진보와 만날 수 있는 조직 전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자주파 세력과는 완전 결별인가?

“자주파라고 해서 모두 편향적 친북노선인 것은 아니다. 모두가 패권주의도 아니다. 자주파여서 안된다가 아니라 자주파가 보인 진보적이지 못한 행태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거다. 이번 실패를 뼈저린 교훈으로 삼아 자주파의 혁신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언제든 함께 할 수 있다. 종파보다 지향과 운동방식의 통일이 더 중요하다.”



-조승수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 진보정당운동’과도 손잡을 생각이 있나?

“독자적인 신당 창당운동에 나서게 되면 다양한 진보진영 정치세력과의 폭넓은 논의는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리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진보정당운동은 하나의 문제제기 집단이라고 생각한다. 당원 및 국민과의 공감대 속에서 당의 진로에 대한 책임있는 판단을 해가야 한다. 일부 모험적 행동을 통해 당을 규정하는 방식은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다. 이대로의 당은 안된다는 것과 새로운 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과정과 합의가 필요하다.”

-분당으로 진보진영의 파이가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스스로를 진보라고 규정하고 있고, 3명 중 2명이 복지국가를 지향하며, 50% 이상이 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도 좋다고 생각한다. 젊은층도 40% 이상이 진보정당을 희망하고 있다. 민노당은 진보의 절대 범주가 아니다. 진보진영의 지평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넓다. 진보의 바다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도에 따라 진보정당의 비전은 새롭게 열릴 것이라고 본다. 진보진영을 파이로 상정하는 것 자체가 민심과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는 것이다.”

-고양 덕양갑에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포부는? 

“휴전선이 가깝고 수도권 어느 지역보다 산과 물과 생태가 살아있는 곳이다. 출판단지도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발맞춰 평화·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비전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대자본에 의한 개발주의가 아닌 주민들의 삶과 미래를 위한, 아이와 여성을 위한 문화복지도시로 만들어가고 싶다. 국민들은 대통령으로 이명박 당선인을 선택했다. 총선에서는 이명박 정권을 합리적이고 확실하게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높다고 본다. 믿음직한 진보정당을 만들어갈 힘을 덕양구 주민들로부터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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