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가 옷을 입다! 공정무역이 만들어낸 착한 옷
윤리가 옷을 입다! 공정무역이 만들어낸 착한 옷
  • 이미영 /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이사, 전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 승인 2008.02.15 11:56
  • 수정 2008-02-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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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드는 사람·사는 사람의 관계 특히 중시
주류 시장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영역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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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 거쳐 만든 물건 백화점에 가득해도 셋방살이 내집에는 재고품도 하나 없네. 어쩌다가 이내 몸은 노동자로 태어나서 거친 세상 풍랑 속에서 멸시천대 받는구나….”

이 노래는 한때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동력이었던 봉제공장 여성노동자들의 애달픈 삶을 표현하고 있다. 공순이라 불렸던 그녀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또는 남동생의 학비를 대기 위해 환기창도 없는 닭장 같은 공장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잔업에 시들어갔다. 이러한 삶들이 이제 중국,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로 옮겨가고 있다. 그곳의 딸들은 24시간 감시받는 기숙사 딸린 공장에서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가고 성폭력에 시달리며 아파도 치료받지 못한 채 적은 품삯에 자신의 청춘을 팔고 있다.    

한장의 티셔츠가 만들어지기까지

세계는 매년 옷에다 수백조원의 돈을 쓰고 있으며, 대부분의 옷은 지구적인 공급사슬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한장의 티셔츠가 만들어지기까지 원료재배, 방직, 방적, 직조, 염색, 재단, 봉제, 포장 등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게 되고, 가장 낮은 생산단가를 위해 지구를 돌고 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의류산업 역시 생산공정의 자동화가 일부 이루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사람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인 산업분야로 남아있다. 특히 봉제는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숙련된 사람의 손맛이 요구되어 ‘노동인권’ 문제가 불거지는 대표적인 산업분야로 악명이 높다.

우리가 입는 옷들은 대개 국가의 규제가 적고 임금이 싼 개발도상국의 자유무역지대에서 만들어진다. 대부분이 여성인 이곳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은 소매가격의 1~3%에 불과하다. 방글라데시 의류노동자의 85%, 콜롬비아의 경우 90%가 농촌에서 올라온 미혼여성들인데, 이들 비숙련 여성노동자의 절반 이상은 근무계약 없이 일하기 때문에 아무런 복지혜택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무 때나 해고될 수 있다.

리디아는 유명한 브랜드 회사에 옷을 공급하는 모로코의 한 봉제공장에서 일한다. 시간당 1300원을 받는 그녀에게 가족의 생활비, 두 동생의 학비를 내고 나면 자신을 위해 쓸 돈은 한푼도 남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이 꿈이었던 그녀는 이제 35세가 되었지만 가족 부양을 위해 결혼은 미루어지기만 한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의 18세 소녀 모후아는 한달에 4만원의 임금을 받는다.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일하지만 그녀의 수입으로는 식량과 집세를 감당하기에도 역부족이다.    

윤리적 소비가 선택한 ‘깨끗한 옷’

이러한 의류산업의 노동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서구의 양심적인 시민들이 ‘윤리적 소비’를 제기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옷을 만드는 제3세계 의류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자국의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이러한 ‘노동착취 공장 반대(Anti-Sweat shop)운동’의 대표적인 형태가 ‘깨끗한 옷 입기 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이다. 초기 노동착취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러면 우리에게 대안을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에 직면하게 되고, 공정무역 의류는 이러한 ‘깨끗한 옷’의 훌륭한 대안으로 선택돼 왔다. 

커피와 초콜릿으로 상징되던 공정무역은 다양한 생활분야의 대안물품 개발로 확산되었고, 80년대 이후 좀처럼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패션과 공정무역이 만나기 시작한다.

공정무역 의류의 급속한 성장에는 윤리적 소비운동의 성과뿐만 아니라 로하스 시장의 성장도 한몫 한다. 로하스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생활양식(Life style on Healthy and Sustainability)을 의미하는 문화용어로 2000년 이후 사회문화뿐만 아니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된다. 웰빙이 주로 개인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다면 로하스는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제기한다.

로하스 소비자들은 상품을 선택할 때 환경친화성을 우선시하고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간과하지 않는다. 단순히 상품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브랜드 뒤에 실제로 무엇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러한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는 공정무역 의류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 서구에 비해 뒤늦은 출발을 한 일본의 공정무역 의류가 최근 5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새로운 시장 분위기 형성과 무관하지 않다.

대량생산된 화학섬유와는 ‘다른 길’

경제의 세계화로 브라질의 산타 크루즈라에 다국적 기업의 의류공장이 들어섰고, 이 마을 여성들은 이 공장에 고용된다. 그들은 일자리에 감사했고 육체적 고단함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을 힘들게 한 것은 정신적인 문제였다. 똑같은 옷을 반복해서 만들어내는 단순한 기계작업은 그들이 지닌 전통 바느질 기술을 활용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금속장식이 달린 축제의상을 잘 만들기로 유명했던 그들은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공장시스템에 위축되었고, 그들의 공동체가 지녔던 바느질 기술과 전통적인 표현법은 잊혀질 위기에 처한다.

이때 로즈마리라는 한 여성이 자신들의 전통기술을 보존하고 그들 스스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그리고 아이들에게 탁아와 방과후 학교가 지원되는 바느질 협동조합을 조직하기로 결심한다. 한 공정무역 단체가 이들에게 재봉틀을 제공했고, 이 조합의 수공예품이 계속 거래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주었다.

위의 사례는 공정무역과 옷이 만날 때, 여성에게 그리고 새로운 경제공동체 형성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공정무역 의류는 우선 공정무역 인증기구에 의해 인정된 면화로 만들어진 의류나 원단을 의미하고, 그밖에 공정무역을 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섬유생산자, 의류생산자를 통해 제작된 옷을 뜻한다. 이러한 옷들은 면화농민에게는 공정한 수익을, 공장의 생산자들에게는 정당한 임금과 안전한 작업환경이 제공됨을 보증한다. 옷은 다른 제품에 비해 복잡한 생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옷에 대한 공정무역 인증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선 그 첫번째 단계로 공정하게 재배되고 거래된 면화와 그 원단에 대한 인증이 시도되었고 그 결과, 유럽에서는 공정무역 유기농면의 수요가 12배 증가한다.

그 외 공정무역 단체나 사업체는 공정무역의 기본원칙에 따라 옷을 만들며, 국제노동기구의 노동기준 준수, 윤리경영과 사회적 책임 분야의 국제표준인 SA8000(Social Accountability 8000) 획득이 권장된다.

공정무역 의류는 친환경 의류이기도 하다. 천연소재나 친환경적인 염료를 사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화학섬유는 재활용이나 기타 불가피한 경우로 국한된다. 천연소재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는 화학섬유는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석유화학제품에서 만들어지는 데다가 영구히 분해되지 않아 환경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공정무역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천연소재 사용과 소규모의 전통적인 수작업을 고수하며 저가의 화학섬유로 대량생산되는 옷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얀 순면 뒤에 감추어진 이야기

면화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업화된 작물이자 세계 섬유산업의 대표적인 원료다. 면화는 약 3000년 전 인도에서 가장 먼저 경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후 나일계곡, 페루로 퍼져 나갔다. 면은 산업혁명과 서구 경제발전의 상징이자 노예제도와 같은 참혹한 역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지만, 오늘날에는 불공정한 국제무역의 상징으로 변화되었으며, 가난한 나라의 경제·사회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면화의 국제거래는 부자 나라의 국내정책에 의해 심각히 왜곡되었고, 다량의 농약 살포로 환경문제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40년간 면화 가격은 꾸준히 하락했다. 기술개발로 인한 생산단가 하락, 공급량 증가, 합성섬유와의 경쟁이 과거의 이유였다면, 최근의 비정상적인 가격 하락은 선진국이 자국의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농업보조금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리적인 의류소비운동을 강조하는 활동가들이 거대 다국적기업의 횡포를 유명 브랜드 광고에 빗대어 이미지화했다.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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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 국가들이 자국의 농민들에게 지급한 보조금은 아프리카의 가난한 목화 재배 국가들의 GDP를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의 면화생산 농민들은 자신이 벌어들인 면화수입의 총액에 해당하는 약 42억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러한 지원책으로 미국 농민들은 국제면화 가격보다 20% 이상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어떠한 정부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제3세계 농민은 국제면화 가격의 절반만을 자신의 몫으로 챙길 뿐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이 농업보조금을 없애면 면화 가격이 1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계산도 나온다. 농업보조금에 힘입어 2004년에는 미국 면화생산량의 76%가 국제시장에서 덤핑되었다.

국제면화 가격의 하락과 더불어 농약으로 인한 생활환경의 파괴와 건강피해는 농민들의 삶을 더욱 곤궁하게 하고 있다. 면화는 병충해에 취약해 세계 경작지의 단 2.5%에 불과한 면화밭에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살충제의 25%가 뿌려진다. 가격 하락과 원가 상승, 값비싼 농약과 비료, 여기에 최근 몇년간 점점 심해지는 가뭄과 수확량 감소, 환경파괴와 농민들의 건강 악화는 수백만명의 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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