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는 반드시 대상이 있게 마련이다. 이웃, 동료는 물론이고 사회생활을 통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나의 리더십 내에 있느냐 여부는 별개의 사안이다.

전통적 리더는 지위가 상대방에 대한 리더십을 보장해주었던 반면, 오늘날은 리더십에 대한 상대방의 동의와 인정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과거의 리더십이 수직적 관계를 기반으로 하였다면, 오늘날의 리더십은 수평적 관계를 기본으로 한다. 수평적 관계에서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은 누가 먼저 그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지, 즉 누가 먼저 다리를 놓을 수 있는지 여부로 평가할 수 있다. 다리를 먼저 놓는 사람이 바로 리더다.

우리는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상대방이 먼저 와주기를 기대한다. 나를 알아보고 인사해 주기를 바라고, 나의 지위나 격에 맞게 대우해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시대착오적이다. 이제는 리더의 리더십에 동의하는 많은 대상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먼저 다가가서 손 내밀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쓰러진 자를 일으켜 세우고,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때로는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하며, 생선 만지던 손도 덥석 잡을 수 있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굳은 살이 박힌 손도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손을 잡듯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지위 여하를 불문하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이 시대 리더십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다.

우리가 누군가와 소통을 시작하는 순간 리더십이 발휘되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리더십은 이처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능력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국제회의나 세미나 등에 참석하게 되면 우리는 대개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하고만 인사를 교환하게 된다. 처음 본 사람에게는 다가서지 않는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다가가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나누고 이야기라도 몇 마디 나눈다면 어떨까. 처음에는 서먹하고 어색하지만 어느새 어색함은 즐거움으로 변하게 되면서 나의 인적 네트워크도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먼저 다가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여유, 우리가 소홀하기 쉬운 리더십의 훈련이다. 내가 먼저 내미는 손의 횟수가 많을수록 나의 영역이 확대되고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나는 법이다.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편견을 깨는 것이다. 나를 낮추는 겸손한 리더십의 시작이다. 지금 바로 손을 내밀어보자. 손을 내밀고 상냥한 웃음이나 인사 한마디 던지는 순간,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행복감이 찾아올 것이다. 윈·윈(win-win)의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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