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주여성 사회구조적 해법 필요
결혼 이주여성 사회구조적 해법 필요
  • 정진성 /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승인 2008.02.15 11:08
  • 수정 2008-02-1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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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결혼 입국자 11만명 중 여성이 88% 인권·문화적 갈등 커져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로운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고, 두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문에 정당간, 계파간 갈등과 타협이 수면 위와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그에 따라 어수선하다. 그런 중에도 정치와 상관없이 우리들의 삶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그 삶이 정치와 무관하지 않으니, 어차피 다시 정치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 지속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 바로 결혼이주여성들의 입국이다. 지난해 결혼입국자는 11만명이 넘었고, 그 중 여성이 88%다.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순으로 아시아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들의 이주는 애정에 기초한 사적인 차원의 결혼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한국 사회와 아시아 나라들의 여러 사회문제들이 얽혀 일어나는 다분히 사회구조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사회구조적인 차원의 해법이 필요한 문제이며, 여기에 정부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결혼이주의 문제에 관해서는 이미 여러 사회분야에서 심각하게 논의되어 왔으나, 필자는 정부개편 과정에서 이 문제를 총괄하는 부처의 명확한 위상을 재삼 강조하고자 한다.

결혼이주는 실로 복합적인 사회문제다.

외국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에 익숙하지 못한 한국 사회에 대한 학습, 이주여성들이 겪는 인권문제, 이 여성들의 모국 사전 교육 등 대처해야 할 국면이 다중적이고, 이를 위해 시민단체, 정부, 국제기구, 기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움직여야만 한다.

이미 10년 이상을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위해 일해온 시민단체들에 더해 새롭게 결혼이주문제를 위해 많은 시민단체들이 뛰어들어 서로 역할을 분담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이 단체들이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Migration, IOM)와 같은 국제기구와 협력하고, 사회적 책임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한 기업들의 지원을 받아내는 것도 효과적인 활동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요소 요소에서 결혼이주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시민단체의 활동을 돕는 정부 각 부처의 역할은 핵심적이다.

필자가 속한 한 시민단체가 지난해 수행한 베트남 현지 결혼이주여성 사전 교육에서 관계했던 정부 부처만도 외교통상부 산하의 국제협력단(KOICA), 호찌민 총영사관, 법무부 파견 영사, 여성가족부 가족정책팀 등이다.

이밖에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외국인정책본부에서 주요한 법적 처리 기능을 수행하고, 농촌에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국제결혼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다문화가족’ 아동의 교육문제를 위한 교육부의 정책, 인권침해 문제를 다루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 등 정부의 역할은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정부의 여러 부처들이 각기 나름의 위상을 가지고 중요한 정책을 세우고 있지만, 중심적인 철학을 가지고 중첩과 빈틈을 피하여 바람직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총괄하는 부처가 필요하다.

지난 수년간 결혼이주문제를 위해 일해온 정부와 시민사회는 이 문제의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성의 인권이며, 여성인권 존중이 중심적인 철학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여성가족부가 총괄 부처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제 여성가족부가 중심이 되어 결혼이주의 문제를 풀어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여성가족부의 개편이 설왕설래하니 참으로 어수선하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그에 따른 여성의 사회 전반에 걸친 역할 증대는 아직도 우리 사회의 화합과 수준 향상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이며,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가 해야 할 일은 태산 같다.

여성가족부가 존치되어야 할 여러 이유 중에서도 결혼이주문제를 총괄하는 역할이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필요성은 특기할 만하다.

그 어느 경우에도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결혼이주문제를 여성의 관점을 가지고 총괄할 중심적인 정부 부처가 명확하게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 이 정치의 계절에 잊어서는 안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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