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국가경쟁력은 보육교육 투자서 출발”
이날 토론회에는 연합회 산하의 37개 단체 중 한국가정보육학회(김경중), 한국보육정책학회(구경선), 한국보육지원학회(서영숙), 전교조유치원위원회(최형란), 전국어린이집연합회(노광기), 한국교원노동조합유아교육위원회(이정옥) 등 12개 단체 대표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 앞서 12일 주최자인 양옥승 한국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덕성여대 유아교육과 교수)을 만났다.
“유치원, 어린이집, 관련 학계 등 각자의 이해관계를 가진 단체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처음입니다. 각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이 이번 토론회의 목적입니다. 이를 통해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을 살리면서 융합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한국보육교육단체총연합회가 설립된 것은 지난 2004년. 비공식적으로 모임을 가져오던 7개 단체가 뭉쳐 연합회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2월 37개로 확대됐다. 이번 토론회는 연합회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시발점이다.
양옥승 회장은 보육과 유아교육을 한데 합쳐 ‘영유아 보육교육’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보살핌’을 위한 시설로만 여겨졌던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시설에도 교육적인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그는 “영유아기 보육교육이 평생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평생 사용할 뇌세포의 대부분이 형성되는 시기가 0세에서 6세 사이이기 때문. 이 시기의 교육의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국의 GDP 대비 보육교육 재정부담률은 0.2%로 OECD 국가 평균인 0.5%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그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사교육기관이 아닌 교육기관이고, 영유아를 교육시키는 것은 사회적 투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10년 후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보육교육 투자에서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영유아 보육교육 정책 수립과정에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영유아 보육교육 서비스는 이제 공공의 문제이며 책임입니다. 교육전문가와 학부모, 교사, 행정전문가가 서로 협력하면서 생각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영유아 보육교육의 확대가 교육기회의 균등뿐 아니라 출산율 제고, 여성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1980년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 ‘헤드스타트’ 주임교사 및 평가위원으로 일했던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헤드스타트’는 1964년 케네디 대통령이 만든 것.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봄과 동시에 그 어머니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 보육교사로 육성함으로써 보육과 여성에 대한 고용 창출을 함께 실현한 정책이다.
양 회장이 전공인 유아교육뿐 아니라 보육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이화여대 교육학과 재학 시절부터 아동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졸업 후에는 당시 막 설립된 이화여대 부속유아원에서 근무하며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영유아를 지도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미국으로 유학해 아동학 석사와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귀국후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며 지역사회탁아소연합회 조직, 영유아교육복지학회 설립, 영유아보육법 및 유아교육법 제정 촉구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한국유아교육학회 회장, 한국여성개발원 자문위원,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공동대표, 한국교원교육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