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국민 제안 받아 긍정 검토 중
"간호사는 여성만의 직업 아니다" 주장

40여년간 금남의 구역이었던 국군간호사관학교에 남학생 입학이 허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백성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은 지난달 2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군간호사관학교에 남학생 입학을 허용하자는 안이 (국민 성공정책 제안에) 접수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지난 1월1일부터 홈페이지에 ‘국민 성공정책 제안’ 코너를 개설해 다양한 분야의 정책 제안을 받고 있는데 지금까지 3만5000여건이 접수됐다. 이 중 일부를 새 정부 정책에 반영할 계획인데, 국군간호사관학교 관련 제안을 강조한 것은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풀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 남학생을 입학시켜야 한다는 지적은 한두해 있어온 일이 아니다.  

지난 2003년 7월 정부 규제개혁위원회는 “국군간호사관학교가 신입생을 모집할 때 ‘미혼여자’로 입학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남녀차별의 문제가 있다”며 남녀 구분 없이 학생을 선발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4년 1월 ‘국군간호사관학교설치법’의 입학자격을 ‘미혼여자’에서 ‘미혼자’로 개정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금까지 여성에게만 응시자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남학생 입학 제한은 평등권 침해”라며 학칙 개정을 권고했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라며 사실상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남학생 입학을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남학생이 입학하게 될 경우 학교의 남녀 시설을 보완해야 하고, 남자 간호장교를 민간에서 채용하는 것과 비교해 효율성 측면에서 어느 쪽이 더 나은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방부는 일반 4년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증을 취득한 남성을 대상으로 간호장교 지원을 받고 있다. 서류와 면접, 체력측정을 거쳐 12주간의 군사훈련을 받으면 소위에 임관할 수 있다. 2006년 말 현재 전국의 국군병원에 근무 중인 남성 간호장교는 총 23명이다.

국군간호사관학교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중요 창구라는 점도 문을 확 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 여성계 인사는 “육·해·공군사관학교가 여성에게 문을 열었다지만 10년 넘게 10%라는 정원 제한에 묶여 있는 상태”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간호사관학교 남학생 비율을 10%로 제한해 개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간호사=여성직업’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는 남성 간호장교를 적극 양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팀장은 “간호사는 여성만의 직업이 아닌 남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라며 “남학생에게 국군간호사관학교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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