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으로 통쾌한 슛
정치권 벤치마킹하길
이 의심스러웠던 영화가 대박을 터뜨리고 여자 핸드볼 팀이 베이징 올림픽 진출 예선전에서 승보를 전해왔다.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을 다시 한번 입증해주는 이 영화, ‘우생순’. 이 영화의 승전 요인은 실화에 근거함, 리얼리티, 유머와 휴머니즘에 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36억원. 그나마 멜로드라마 한편에도 못미치는 이 제작비를 마련치 못해 시사회 이후에야 간신히 투자받을 수 있었단다. 또 주인공 여배우들은 예쁘고 섹시한 외양으로 시선을 끌지 않는다. 오히려 살을 찌워 아줌마 운동선수의 체형에 접근했고, 이 주인공의 삶은 이혼, 불임, 가난으로 결핍과 고통의 한 중간에 있다. 그 와중에서 그들은 땀 흘리고 뛰면서 슛을 날린다. 핸드볼은 이 여성들에게 꿈이고 희망이다.
이 국민 아줌마의 성공기 ‘우생순’은 관객에게 진정성으로 승부한다. 진정한 소통을 갈구하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핸드볼 슛처럼 날아드는 통쾌함을 던져준 것이다.
가짜의 소통으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이다. 얼마 전 모 가수의 괴담으로 온 나라가 뒤집힌 일은 얼마나 우스웠던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승자든 패자든 똑같이 계파싸움으로 그야말로 난리법석이고, 정치인들의 자기 과시는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보통 사람의 땀과 희망을 만나고, 또 자기 과시 없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 이때의 인간미란 과장하지 않고 꾸며대지 않는 데에 있다. 뭐든지 좋은 것이라면 자기가 했다고 나서는 가짜들이 많은 세상에서 불감위선(不敢爲先·자기를 내세우지 않음)의 처신은 참으로 돋보이는 미덕이 될 것이다.
진정성의 미학으로 승부한 ‘우생순’, 정치권에서 벤치마킹해야 할 리더십의 모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