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장미란 특파원 프랑스 사회사상가 알랭 투렌 특별인터뷰
본지 장미란 특파원 프랑스 사회사상가 알랭 투렌 특별인터뷰
  • 장미란 / 여성신문 특파원
  • 승인 2008.01.11 13:51
  • 수정 2008-01-11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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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니라 ‘나’로 자신을 인식할것"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http://lensbyluca.com/withdrawal/message/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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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은 오늘날에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말을 타고 전쟁터에 나가는 이미지라면, 여성들은 정신분석가 앞에서 자기를 분석하는 자기성찰적 이미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성들의 세상’이 자기 밖의 세상을 정복하기 위한 세상이라면, ‘여성들의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기 밖이 아니라 자기 안의 나를 새롭게 보고 스스로를 주체로 가꾸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각자의 삶이 달라지고 세상은 모든 분야에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갖게 되겠지요.” 

프랑스 사회사상가 알랭 투렌(Alain Touraine·83) 교수의 요즘 탐구 주제는 ‘여성’이다. 현재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명예교수인 그는 산업사회와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프랑스 사회의 현재적인 문제들과 다양한 사회운동들로 관심의 폭을 확장시켜왔다. 그는 2005년 펴낸 ‘새로운 패러다임’의 마지막 장 ‘여성들의 사회’에서 여성 주체 이론의 기초를 제시했다. 이어 여성들이 주체가 돼 새로운 사회의 문화적 모델을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한 저서 ‘여성들의 세상’(2006년)은 국내에도 번역 소개됐다.

장미란 본지 파리특파원이 열정의 노(老)사상가 투렌 교수를 현지에서 만났다. 장 특파원은 지난 2005년 투렌 교수가 실시한 프랑스 여성들의 주체화에 대한 현장 기초연구에 참여한 바 있다. 인터뷰는 현지시간으로 지난해 12월28일 오후 파리 6구 하스파이 거리에 있는 뤼테티아 호텔 1층 살롱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기 프랑스 여성운동은 사회운동이라기 보다는 정치운동”

-2008년은 1968년 5월운동이 일어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68년 5월운동을 현장에서 경험했고 같은 해 가을 그 운동을 분석한 저서 ‘5월운동 또는 유토피아적 공산주의’를 출판한 이후 70년대에는 여성운동을 비롯한 ‘새로운 사회운동’을 연구했는데, 68년 5월운동을 현대 프랑스 여성운동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나?

“여성운동의 역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여성의 참정권 획득을 위한 운동이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 여성들은 1945년에야 투표권을 얻었다. 시몬 드 보부아르가 ‘제2의 성’을 출간한 것은 1949년이었다. 2차대전 이후 여성운동은 여성들이 스스로의 몸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피임과 인공유산을 통해 여성들은 스스로가 원할 때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주장했다. 71년 시몬 드 보부아르, 마르그리트 뒤라스, 카트린 드뇌브, 프랑수아즈 사강, 잔 모로 등을 비롯한 343명의 여성들이 법으로 금지되었던 인공유산을 한 바 있음을 밝히는 선언문을 ‘누벨 옵스’라는 주간지에 발표함으로써 급격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한편, 앙투아네트 푸크를 중심으로 해 ‘여성해방운동’(MLF)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의 바탕에는 5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프랑스가족계획운동’(MFPF)이 있었다. 의사들이 중심이 된 이 운동은 정치적이라기보다는 국가와 가톨릭 교회에 대해 여성의 권리와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유산을 원하는 여성들을 영국과 벨기에로 이송해 수술을 받게 하기도 했다.

질문에 답하자면 68년 5월운동 당시 남학생들이 유인물 내용을 말로 부르면 여학생들이 타자를 쳤다. 그때는 그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런 과정에서 의식화된 여학생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70년 여름, 모니크 비틱과 크리스틴 델피를 포함해 10여명의 여성들이 개선문 앞에 무명용사의 아내를 위해 헌화하는 시위를 했는데, 그 행사를 통해 여성운동에 불이 붙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5월운동 ‘안’에서가 아니라 5월운동 ‘이후’ 여성운동이 태동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는 미국을 통해 프렌치 페미니즘 이론이 많이 수입되어서 이론적으로는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성운동 자체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는데, 프랑스 여성운동의 특징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68년 이후 여성운동은 개인의 해방이라는 분위기에서 출발했지만 ‘남녀평등’이라는 주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회운동이라기보다는 정치운동의 성향이 강했다.

그것은 프랑스의 노동조합운동은 약한 반면, 공산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운동은 강했던 역사적 전통과 맥을 같이한다. 여성운동은 여성의 특수한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의 채택을 주장하다가 그것이 실현되면 잠잠해지는 과정을 되풀이했다.

앙투아네트 푸크 등이 여성의 ‘차이’를 주장하는 입장을 보였지만, 시몬 드 보부아르에서 엘리자베트 바뎅테르로 이어지는 ‘평등주의자’들이 프랑스 여성운동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앙투아네트 푸크, 모니크 비틱 등 차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당시 여성운동가들 사이에서 ‘급진적’이라고 분류되면서 레즈비언 운동으로 갔고, 그들은 소수였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 후보자 공천에 남녀 각각 50%를 의무화한 ‘파리테’법은 선진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의 여성 정치참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여성 정치참여는 68년 5월운동 이후 70년대 지스카르 대통령 치하의 우파 정부에서 시작되었다. 프랑수아즈 지루가 여성업무담당 특임장관을 했고, 시몬 드 보부아르와 가까웠던 이베트 후디가 초대 여성부 장관을 했다. 그리고 80년대 미테랑 대통령 시기에 에디트 크레송이 초대 총리를 역임했다. 여성 장관이나 총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능력을 크게 발휘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조스팽 총리 정부에서 세골렌 루아얄을 비롯해 여성장관들이 능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스팽 정부에서 통과된 남녀 동수 공천을 의무화한 파리테법은 좌파가 주도해 통과된 법이지만 좌우 정당 모두에서 여성정치인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개인적으로 내 딸도 파리테법 덕택에 사회당의 공천을 받아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여성운동은 주체를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운동으로 이동해야 한다”

-프랑스 여성운동의 이론적 담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프랑스 여성운동의 활동성은 이탈리아 여성운동보다 약했고, 이론적 담론에서는 미국 여성운동의 담론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나의 평가다. 프랑스 여성운동의 주류는 프랑스혁명 이후 내건 자유, 평등, 박애라는 공화국 이념의 실현을 위해 싸웠지, 여성의 주체성과 차이에 대한 주장은 약했다. 미국의 경우 여성운동 담론은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등에 대한 담론으로 발전했지만 프랑스의 경우 그런 운동 담론은 매우 약하다. 동성애자인 들라노에가 파리 시장에 당선된 이후 동성애 단체가 다소 활성화되었지만 동성애자들의 가시성은 다른 유럽 나라들에서보다 현저하게 약하다. 호모들에 비해 레즈비언들은 더 약하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에서 볼 수 있는 ‘붉은 레즈비언’들의 활동은 볼 수 없다.”

-2006년에 당신의 주체 이론적 관점에서 여성을 주제로 한 ‘여성들의 세상’이라는 저서를 냈는데,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

“이미 70년대부터 여성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여성운동 활동가들을 불러모아 여러 사람들과 대면시켜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회학적 개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당시 여성운동가들은 모녀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 후 80년대에 여성운동가들이 아닌 보통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을 때는 훨씬 더 풍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5년에 펴낸 ‘새로운 패러다임’의 마지막 장에서 ‘여성들의 사회’라는 제목으로 나의 여성 주체 이론의 기초를 제시했고, 2006년 기존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여성 주체에 대한 저서 ‘여성들의 세상’을 쓸 수 있었다.”

-당신의 연구가 기존의 여성에 대한 연구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활발한 여성학 연구는 여성노동 분야에 대한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이 당하는 차별이나 불평등을 밝히는 연구들은 중요한 것이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을 구체적 숫자를 통해 제시하는 작업이다. 그런 연구들은 여성들을 차별의 대상이고 불평등의 피해자로 부각시킨다. 나의 연구는 그런 연구들을 존중하면서도 여성이 주체로 등장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여성들은 이미 ‘우리’ 또는 ‘그’가 아니라 ‘나’라는 주어로 이야기하고 있다.

연구과정에서 한 레즈비언 여성이 ‘나는 레즈비언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것이야말로 여성 주체의 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들은 더 이상 피해자나 피지배자가 아니라 남성들보다 더 활동적이며 남성과의 관계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하며 선도적인 담론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성들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사회에 널리 퍼진 상식과 관습을 넘어서는 새로운 여성 주체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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