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꾸기 일삼는 사측…이젠 희망 어디서 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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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외치며 만 2년이 다 돼가도록 농성을 풀지 못한 KTX 여승무원들도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새해를 맞기는 마찬가지였다.

노사간의 교섭과 결렬이 반복을 거듭하면서 지칠대로 지친 이들이지만, 지난해 11월16일부터 승무원이 아닌 역무계약직 채용을 전제로 재협상을 벌이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합의서 서명 직전인 12월24일 공사측이 돌연 서명을 연기하면서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승무원들은 12월27일 서둘러 서울역 광장 앞에 천막농성을 차렸고, 결국 이번 새해도 힘겨운 싸움으로 시작해야 했다. 

지난 8일, 서울역 광장에서 천막농성 중인 KTX 여승무원 권수진(28)씨를 만났다. 권씨의 한손에 토익 교재가 들려 있었다. 소일거리 삼아 교재를 들여다보고 있다고는 했지만, 20대의 황금기를 농성장에서 보냈을 권씨를 생각해보니 안쓰러워졌다.

권씨에게는 KTX가 첫 직장이었다. 대학 졸업 후 꾸준히 스튜어디스 취업 준비를 해온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KTX 여승무원에 지원하게 됐고, 당시만 하더라도 처우가 스튜어디스 못지않아 경쟁률이 치열했을 정도였다고 했다. 권씨 외에도 상당수 여승무원들이 스튜어디스를 꿈꿨던 사람들이다.

“정말 양치기 소년이 따로 없어요. 역무계약직을 놓고도 여승무원들끼리 의견이 크게 엇갈렸어요. 겨우 그거 받아내자고 우리가 2년간 힘들게 싸웠냐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래도 우리가 애정을 가졌던 직장에 돌아간다는 희망 하나로 최대한 양보해 받아들인 거예요. 그런데 연말까지는 어렵겠다고 갑자기 통보를 해오니 황당할 수밖에요.”

권씨에 따르면 협상 중에 공사측이 직접 여승무원들이 희망하는 근무지에 대한 조사도 해갔다고 했다. 그동안 요구해온 직접고용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사태가 더 장기화되는 것보다는 일단 현장에 복귀한 뒤 차례차례 푸는 게 낫겠다 싶어 반갑게 응했다. 하지만 마지막 희망마저 무시하는 공사측의 태도에 막막할 뿐이라고 했다.

현재 KTX 여승무원들은 용산역과 서울역을 오가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천막농성장 안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고 하자 권씨는 한사코 손을 내저었다. ‘안그래도 부모님께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천막 안에서의 모습을 보시면 더 속상해 하실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권씨는 “남아있는 여승무원들이 하루 빨리 당당한 모습으로 고객들을 만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 KTX 여승무원 사태 일지

- 2006.3.5  서울·부산 KTX 승무지부 파업결의

- 2006.3.9  KTX 승무지부 350여명 한국철도공사 서울지역본부 점거농성

- 2006.3.27  경찰강제진압

- 2006.5.19  KTX 승무지부 280여명 정리해고

- 2006.6.8  KTX 파업투쟁 100일차, KTX 직접고용을 요구한 1500인 선언

- 2007.3.4  KTX 승무지부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

- 2007.7.13  KTX 파업투쟁 500일차

- 2007.9.28  노사정 합의키로 협의

- 2007.11.16  승무직 아닌 역무계약직 협의 시작

- 2007.12.24  공사측, 협의 돌연 연기

- 2007.12.27  KTX 승무지부 서울역서 단식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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