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 과감한 추진력’ 시너지효과 부르려면
‘실용주의 - 과감한 추진력’ 시너지효과 부르려면
  • 김욱 / 배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08.01.04 14:18
  • 수정 2008-01-0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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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자 ‘열린마음’으로 다양한 가치 인정을
원칙을 갖고 있되 적용은 폭넓은 유연성 발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향후 국정운영의 중요 원칙의 하나로서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서 실용주의(pragmatism)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보수-진보라는 추상적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실용주의는 곧 사고의 유연성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사실 실용주의는 이명박 당선자가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 관련 정책 공약만 비교해보면 이명박 후보는 오히려 이회창 후보보다도 더욱 보수적인(즉, 시장중심적인) 입장을 견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중도적 이미지를 가지고 다수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실용주의 성향’, 혹은 ‘사고의 유연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강조해야 할 점은 이러한 실용주의와 이명박 당선자의 또 다른 특징인 과감한 추진력의 상충 가능성이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2008년 신년특집 조사에 따르면, 이 당선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대다수 국민이 과감한 추진력을 꼽았다. 특히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 등에서 그가 보인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많은 국민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과감한 추진력이 과연 실용주의 및 사고의 유연성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에 있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명박 당선자의 과감한 추진력이 자칫 유연한 사고를 저해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무조건 추진한다거나, 혹은 경제적 효율성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여성, 외국인근로자 등 소수자 보호에 소홀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또한 교육정책에 있어서 시장 원리를 지나치게 신봉함으로써 교육의 형평성을 해치거나, 수도권 정책에 있어서 지나친 규제완화가 자칫 그동안 꾸준히 추진되어오던 지방 균형발전을 거꾸로 돌려놓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실용주의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성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용주의를 아무런 원칙 없이 단지 실제 생활(특히 경제생활)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식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경제 살리기에 몰두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다. 실용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원칙은 갖고 있되, 그 원칙의 실제 적용에 있어서 보다 폭넓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사고’에 있는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가 특유의 과감한 추진력을 발휘하는 것은 좋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국민들이 그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추진력을 발동하기에 앞서 먼저 열린 마음으로 이미 다원화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를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진정한 의미의 실용주의에 바탕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보여줄 때, 이명박 당선자는 앞으로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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