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길에서
겨울 산책길에서
  • 박효신 / 전 온양민속박물관장
  • 승인 2007.12.28 12:15
  • 수정 2007-12-28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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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뭐하고 지내세요.”

궁금해 소식 물어오는 지인들에게 내가 하는 말.

“요새? 그냥 놀지…. 먹구 자구 먹구 자구….”

요샌 정말 완전히 놀고 먹는다. 시골은 요맘 때가 휴가철이다. 농부도 땅도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일해 먹을거리 마련해 놓았으니 동네에선 모처럼 여유롭게 호박떡도 해먹고 동지팥죽도 쑤어 먹어가며 회관에 모여 논다.

나는 매일 아침 먹고 나면 집 뒤 대흥산을 오른다. 산 중턱으로 난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이것저것 뒤적여보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돌다보면 어떤 때는 한 시간 반 만에, 어떤 때는 동물 발자국 쫓아보기도 하고 못보던 산길 발견해 탐사도 해보고 스쳐지나만 다니던 빈 집 호기심 발동하여 뒤져보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서너 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때도 있다.

오늘도 나는 산길을 오른다. 볼에 와 닿는 찬 기운이 참 상쾌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 찬 기운에 콧물을 훌쩍이며 산마루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데 저쪽 소나무 숲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들린다. 다가가 보니 노인 한분이 넘어진 마른 소나무 가지에 톱질을 하고 계신다.

“할아버지 추운데 뭐 하세요?”

느닷없는 사람 소리에 노인이 고개를 들고 바라본다.

“잉? 할아버지가 아니라 할머니네…. 할머니 뭐하세요?”

“나무 좀 하능겨…. 근데 뉘쇼?”

나는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바닥은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땅에 앉으니 편안한 소파같이 폭신폭신한 게 감촉이 좋다.

“저, 저 아래 교촌리 사는데 할머니는 어디 사세요?”

“요기 골짜기에 집 한채 있지? 그게 내 집이여…. 거기서 혼자 살고 있어. 근데 혼자 왔슈?”

할머니가 톱질을 멈추고 내 옆에 와 앉는다.

“네, 어머니하고 함께 사는데 어머니는 몸이 좀 불편하셔서 잘 걷질 못하세요. 앗 따가워! 뭐가 찌르네.”

할머니 자리 편케 해주려고 옆으로 조금 옮겨 앉는데 궁둥이를 뭔가 심하게 찌른다.

“하하하…. 밤송이구먼….”

할머니가 깔깔깔 웃으며 재미있어 하신다. 웃음이 참 맑고 예쁘다.

“어머. 지게네…. 요새 나무로 만든 지게 보기 힘들던데…. 나무해서 지고 가시려구요?”

저만치 지게가 누워 있었다. 난 카메라로 요모조모를 찍어댔다.

“그깟것 쌔고 쌘건데 뭐가 좋아….”

“할머니, 나는 이런 게 좋더라구요. 얼마나 이뻐!”

“꼭 어린네 같구먼.”

“그래, 혼자 사시기 힘드시지 않으세요?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일흔 하나…. 혼자 사닝게 세상 편하고 좋아. 이렇게 움직일 수 있으닝게 나 하구 싶은대로 하구 살구….”

“자제분들은?”

“아들 딸이 인천에 사는데…. 하두 올라오라구 해서 잠깐 가서 살아봤는데 영 못살겠더구먼…. 아, 집이라구 돌아앉으면 변소깐이구 돌아앉으면 부엌이구…. 내 원참 답답해서…. 애들이 아침에 출근들 하면서 문 딱 잠그고 나가면 문을 열 줄 아나…. 이건 꼭 모가지 잡아매둔 개새끼 꼴이여…. 못살겠더라구. 그래서 다시 내려왔지. 여기 사니 을메나 좋아. 이렇게 나무해서 방 따시게 해놓구 앉아있으면 뱃속 편하구 뭐가 부러워?”

“그러니까…, 이렇게 건강하시니 얼마나 좋아요. 이 나무 다 지구 내려가시려면 힘들어서 어떻게 해요?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할머니 하시던 톱을 잡고 밀고 당겨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쓱싹쓱싹 쉽게 하시던 할머니 보고 달려들었더니 나무 사이에 박힌 톱은 꼼짝도 안한다. 용을 쓰는 나를 보고 할머니는 또 재미있어 자지러지신다.

“그냥 두구 얼른 내려가봐. 어머니 혼자 기다리겠구먼. 몸 안좋으면 사람만 기다린다닝게….”

할머니는 어머니 걱정을 하시며 내 등을 떼민다. 지게라도 받쳐주려고 기다리던 나는 할머니 성화에 할머니를 뒤로 하고 산을 내려왔다. 이렇게 우연히 산에서 만나는 욕심 없는 사람들, 언제나 그들은 내게 비타민이요, 영양제요, 오장육부를 씻어주는 맑은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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