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를 열며
2008년 새해를 열며
  • 이인실 /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 승인 2007.12.28 11:00
  • 수정 2007-12-2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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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담는 경제’ 보고싶다
2008년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새 대통령 당선자가 국민에게 약속한 경제 살리기가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가 개선되었지만 올해는 아마도 ‘상고하저’의 경제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 무난한 전망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상반기보다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수년간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인 4%대 후반에서 5%대 초반을 뛰어넘는 성장을 하지 못했다.

물론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경제가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지만 국민의 열망대로 경제 살리기 대통령이 취임한다고 하니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올해는 희망과 풍요와 기회의 해라는 쥐띠 해다.

쥐는 뛰어난 근면함과 번식력으로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쥐가 십이지의 첫 자리가 된 사연이 말해주듯이 쥐에게서 배워야 할 점도 있다.

하늘의 왕이 정월 초하루 가장 먼저 일어나 도착한 순으로 동물에게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쥐는 가장 부지런한 소 옆에 붙어 있다가 뛰어내려 1등을 하였다. 약삭빠르다고 비난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미약한 능력을 잘 파악하고 꾀를 쓴 것이다. 그렇지만 위험을 미리 감지하며 대비하는 자세는 새해를 준비하며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문제는 쥐띠 해에 걸맞은 희망을 담는 경제가 펼쳐질 수 있는 가이다. 사실 올해의 국내외 경제 여건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중국 등 신흥시장국 경제도 지난해보다는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해 고공행진을 했던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인플레 우려도 적지 않다. 물론 긍정적인 면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투자는 지난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고용여건도 조금은 나아질 전망이다.

언제부터인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 감지되고 있다.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고 생각된다. 정부의 역할이 오랫동안 시장을 제치고 강하게 작용해온 결과다. 정부라는 거대한 괴물이 움직이면 국민은 상황에 맞게 순종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사회이니 이번처럼 맘에 안드는 정부는 갈아치울 수 있다지만 5년에 한번뿐이다, 그것도 맘에 드는 것으로 하나씩 살 수 있는 개인의 장바구니와 달리 개인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정책은 정권을 선택하게 되면 종합선물세트 사듯이 싫든 좋든 정부가 하는 정책을 다 받아들여야 하고 여기에 적응해 나갈 수밖에 없다.

지난 연말 우리 국민은 5년 만에 돌아온 대선 투표를 통해서 국민의 절반 정도가 이명박 당선자가 택한 정책에 손을 들어주었다. 당선을 위해 국민의 마음을 얻으려고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다.

집권을 하게 되면 이 공약들을 실행하려고 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기 중 7% 성장률, 300만개 일자리 창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는 잠재성장률을 2%나 뛰어넘는 7%의 성장을 하기는 어렵다.

공연히 공약을 달성하겠다고 섣부른 경기진작책을 쓰다가는 부작용만 부를 것이다. 그밖에도 신혼부부에게 주택 12만호 공급 등 국민이 듣기에 달콤한 공약이 많았다. 이런 달콤한 공약일수록 입에는 달겠지만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공약을 실천하기에 앞서 새 정부가 상기해야 할 것이 있다. 지난 한해는 대선으로 정부나 정치인들이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해는 경제 살리기로 집권한 정권이 들어서는 첫해이니만큼 국민에게 번영과 풍요라는 희망을 주면서 국민의 작은 아픔도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좀 생뚱맞은 말일 수도 있지만 벤저민 프랭클린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진정한 비극은 우리가 충분한 가지지 못했다는 데에 있지 않고, 오히려 갖고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쥐의 해에 국민이 가지는 바람은 거창한 비전보다는 있는 것이라도 제대로 챙겨서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민생정부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국민들도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희망이라는 연초증후군에 다 같이 감염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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