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2.21 12:08
  • 수정 2007-12-21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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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차별철폐 선택의정서 채택 "세계에 ‘인권국가’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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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한국은 국제인권 부문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여성 및 인권단체들이 오랜 기간 노력해온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지난 7월 말 미 하원을 통과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네덜란드, 캐나다, 유럽 의회에서 속속 결의안이 통과됐다.

지난 1월18일에는 우리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 선택의정서’가 발효됐다. 이것은 1984년 ‘여성차별철폐협약’ 가입에 이은 것으로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인권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 의정서는 여성차별철폐협약의 목적 및 제 규정을 보다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 9년 만에 유엔에서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보고서 심의를 받았다. 이번 심의에서는 호주제 폐지, 성인지 예산정책 도입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인신매매성 국제결혼을 조장하는 결혼중개업자의 활용 규제 법률 제정, 부부강간 범죄화, 성폭력 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 등을 권고 받았다. 이같은 결실이 국제인권 부문에서 맺어지는 과정의 중심에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유일하게 한국을 대표해 활동하고 있는 신혜수 위원이 있었다. 저물어가는 2007년 세밑에서 올 한해를 정리하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본지는 한국 여성계의 국제창구라 불리며 분주하게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는 신 위원을 만나 한국이 인권부문에서 남겨놓은 과제는 무엇이며,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활동한 지 올해로 7년째다. 특별히 올해를 정리한다면?

“올해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설립 25주년을 맞는 해였다. 지난 7월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을 초대해 유엔에서 기념파티를 열기도 했다. 이런 뜻 깊은 해에 여러 성과가 난 것은 그만큼 정의가 확립되고 있고 피해자 인권이 중요하다는 공감대를 국제적으로 이끌어낸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인권문제와 관련해 어떤 점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 결혼이주 여성과 그 자녀에 대한 정책과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 8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개인 진정사안으로 들어왔던 2건이 모두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건이었다. 두 여성 모두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한명은 터키계 여성이었다. 오스트리아 국내에서 해결되지 못해 유엔까지 넘어온 사안 중에 이주여성에 대한 사건이 있다는 건 우리나라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런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뛰려면 어떤 소양을 갖춰야 하는지 조언해달라.

“영어실력은 물론이고 ‘지구적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구적 마인드’는 빈곤퇴치, 무력갈등 극복, 지속가능한 개발 등 우리나라를 넘어선 전 지구적인 관심사에 늘 깨어 있는 것을 뜻한다. 지금까지 유엔은 국제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해왔다.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거나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등의 일들이 실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마련된 국제적 기준을 각 나라가 어떻게 이행하도록 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따라서 국제질서를 제대로 확립하겠다는 뜻과 열정이 필요하다. 그런 의지는 평소 국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유엔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이 높은 쪽에 속하기 때문에 내전, 무력갈등 상황에 놓여 있는 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마음가짐 또한 필요하다.”

-요즘 유엔에서 어떤 일로 바쁜가?

“내년 3월부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실시할 UPR(보편적 정례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준비에 바쁘다. 이는 192개 유엔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정기적으로 동료 회원국들이 검토하는 제도로, 모든 회원국의 모든 인권 문제를 정례적으로 검토한다. 내년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보편적 정례 검토에 우리나라도 속하게 됐다. 1년에 48개국씩, 4년에 한번씩 인권 관련 모든 분야에 걸쳐 192개 모든 회원국을 대상으로 검토가 이뤄진다. 특히 회원국의 전 심의과정은 실시간으로 ‘웹캠’(Web-cam)을 통해 전세계에 방영됨으로써 인권에 대한 전세계인의 관심을 제고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이 8년간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위원으로서의 활동을 마감하는 해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준비하고 있는 일도 많을 것 같은데 내년 활동 계획은 어떤가?

“남은 기간 동안 여성차별철폐조약과 선택의정서에 대해 국내에 알리는 일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여전히 국내에서는 국제조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올 초 선택의정서가 발효됐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올 한해 연구소, 대법원, 대학 강단 등에서 여러 강의를 한 것에서 더 나아가 내년에는 정부와 지자체를 통해 여성 관련 국제조약에 대한 홍보활동을 전개해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겸임교수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혜수 위원은



1975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간사를 시작으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대표(1983∼2003)를 맡아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해 일했다. 이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로 일하면서 유엔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TIP]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1981년 9월3일 정식 발효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에 의거해 이듬해 출범한 여성문제 전문기구로,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았다. 한국은 84년 90번째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 가입국이 됐다.

협약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67년 발표된 ‘여성에 대한 차별철폐 선언’은 있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에 걸쳐 자리 잡은 가부장 중심의 인습과 생활양식은 ‘선언’만으로 실효를 거두기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협약이 제정됐고 82년에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23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위원회는 매년 두차례 개최되는 회의에서 각국 정부의 이행보고서를 심의, 권고해 유엔총회에 보고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영정 전 정무장관이 97년부터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어 신혜수 위원이 2001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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