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공연을 보러 왔는데 화재에 놀라고, 일방적 취소 통보에 마음 상하고….”

최근 화재, 음향장비 미비 등으로 인해 대형 공연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연말을 맞아 가족끼리, 동료끼리 모처럼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큰 실망감을 느끼고 허술한 공연 제작·안전 시스템을 두고 성토하는 일이 빚어졌다.

지난 12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이 공연 도중 화마에 휩싸여 오페라 ‘라 보엠’ 공연이 중단되고 2000여명이 대피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오페라극장은 내년 2월까지 모든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14일에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공연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음향장비 고장으로 2막 공연 도중에 중단됐다. 또 16일에는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예정이던 뮤지컬 ‘맘마미아’가 공연 시작 시간 20분을 넘기고 돌연 공연을 취소한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무대장치가 미비하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1000여명의 관객들은 극장 입구에서 거세게 항의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관객들은 “송년모임으로 계획한 공연 관람에 차질이 생겨 분위기를 망친 것도 화가 나지만, 공연 취소 후의 안일한 대응방식 때문에 더욱 분통이 터진다”고 성토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번 일련의 공연 취소사태는 이미 ‘예정된’ 사고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국내 공연 제작 시스템과 안전불감증으로 볼 때 언젠가는 일어났을 사고”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경우 완벽한 무대세트를 위해 기술인력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사전에 테크니컬 리허설도 필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빠듯한 대관 일정, 자본과 인력의 부족으로 과정을 생략하기 일쑤다. 해외 초청공연의 경우 당일 무대가 준비되기도 한다.

‘맘마미아’는 4년 전 초연 이후 꾸준히 러브콜을 받으며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다. 4년 동안 쉼없이 사용한 무대장치가 노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 제작사측은 “오후 3시 공연 이후 무대 자동화 장치에 이상을 발견했으나 경미한 것으로 판단해 강행했다”며 허술한 대처를 인정했다.

대형 공연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대학로 등에 밀집한 소극장의 경우에는 좁고 어두운 데다가, 무대소품의 방염처리가 미흡하고 스프링클러 등 소방 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많아 제2, 제3의 화재참사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라 보엠’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당일 입장 관객에게 입장료 전액을 환불했다. ‘맘마미아’는 입장권 예매금액을 전액 환불하고 교통비 명목으로 10만원씩을 모든 관객에게 보상했다.

하지만 입장료와 차비를 환불해준다고 꽁꽁 언 관객들의 마음이 풀릴까.

지금이라도 화재 방비시설과 안전관리, 기술문제 등 국내 공연 전반의 시스템을 점검하고 재정비하는 조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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