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정권교체’압도적 지지
서민경제·교육문제 최우선 해결을

2008년 2월25일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할 차기 대통령이 19일 선거에 의해 결정되었다. 지난 여름 한나라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전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제17대 대통령 선출과정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이후 5차례 치러진 대통령선거 중 이번 선거가 선관위의 잠정집계 63%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렇게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낮았던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제일 먼저는 거의 1년 이상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대통령선거를 일방적인 승부로 생각한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될 것이다.

두번째는 선거 기간 내내 앞으로 5년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BBK 문제를 둘러싼 이명박 대 반이명박의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정책은 간데없이 네거티브 선거전의 양상을 보임으로써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무려 12명의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권자들이 찍고 싶은 후보가 없다거나 투표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한 배경으로 인해 30% 이상의 유권자들은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동시에 낮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1위와 2위의 표차가 500만표 이상으로 역대 대선 사상 최고의 격차가 났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재의 여권을 포함한 모든 후보들이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음에도 불구,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이명박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놀랍다. 특히 지난 97년 선거에서 39만표 차이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한 것과, 2002년 대선에서 57만표 차이로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사실과 대비해 보면 더욱 그렇다. 즉 이번 대선은 과거 선거들과 비교해 투표참여율은 낮았지만 참여한 유권자들의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지지는 다른 후보들에 대한 지지보다 월등히 높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도 있겠지만, 지난 10년간의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더욱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차기 대통령이 마음에 새겨야 할  몇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첫째,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지난 10년간 민생현장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는 간곡하고도 강력한 메시지이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말이 앞서는 지도자가 아니라 ‘일 잘하는 대통령’ ‘결과로 말하는 대통령’이라는 의미이다.

둘째, 앞서의 경제문제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나라의 미래를 위해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안인 교육문제이다. 사실 사교육비 부담이 가정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교육문제는 경제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더욱이 자녀교육 때문에 부부가 몇년씩 생이별을 하고 사는 기러기 아빠와 기러기 가족이라는 특이한 현상은 이 지구상 어디에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한 점에서 교육문제는 경제문제 이상으로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임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는 여러 갈래로 분열되고 갈라진 상처를 안고 왔다.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이다. 차기 대통령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국민화합과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국민들의 마음 속에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서 제시한 경제문제와 교육문제도 이러한 화합을 위한 노력과 결과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사안들이다.

차기 대통령 자신의 말처럼 선거가 끝난 현 시점에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느 후보를 지지했느냐와 관계없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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