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남자들의 특별한 가족 이야기

가족공동체가 해체되는 불안의 시대, ‘가족’을 새로 쓰는 남자들이 있다. 삭막해지는 집안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조명을 새로 달고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옥탑 바(Bar)’를 만든다. 스스로 ‘티(tea)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고 다양한 요리를 장만해 룸메이트와 다정하게 나눠먹기도 한다. 혼자 살거나 룸메이트와 함께 살면서 남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돌봄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있을까. 지난 18일 화요일 밤 11시, 독특하게 살고 있는 남자 셋이 메신저에 모여 톡톡 튀는 수다를 나누는 현장으로 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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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에 채혜원님이 입장했습니다.

혜원: 남자들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해서 들어와봤어요.^^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었나요? 

광철: 이제 막 시작했어요. 먼저 각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전 룸메이트와 함께 옥탑방을 ‘옥탑 바’로 꾸미고 있어요. 지금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준비 중이고요. 얼마 전에 화랑에서 그림을 비추는 조명을 샀는데 이게 생각보다 방 전체를 너무 환하게 비추더라고요-_-; 테이블도 생각보다 크고요. 그래도 음악만큼은 잘 되고 있어요. 옥탑방이니 스피커를 좀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어 좋아요.

한솔: 저는 지난 7월부터 남자 룸메와 살고 있는데 한마디로 ‘참 잘지내요’. 하하.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 일이 바쁘다보니 마주치는 일마저 적어지고 있지만 분위기가 서먹하지는 않아요. 서로 깨끗한 척하지 않는 성격이라 청소, 빨래 같은 집안일로 큰 갈등도 없고요. 가끔 2만원씩 내서 같이 장을 보며 ‘4만원의 행복’을 실천하기도 해요.

인호: 저도 가족 구성원들의 정보가 대부분 공유되어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봐요. 개인이 행복하지 않은 집단은 비전을 찾아보기 어렵잖아요. 집은 ‘소통’을 근거로 한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함께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개인 모두가 존재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일이죠.

광철: 전 룸메와 함께 살면서 ‘남자도 살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그런데 ‘살림하는 남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있더라고요. 청소, 빨래, 요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서 “무슨 남자가 그런 살림 이야기를 하냐”는 반응이 강했어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살림에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한솔: 제 주변 남자들은 살림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안하는 눈치들이에요. 오히려 자기들 방은 더러워도 남의 방은 치우려고 하는 습성이 있더라고요. 자기 방은 더러우면서 남의 방에 가서 괜히 훈계하는 거?! 전 요즘 들어 청소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깨끗해지는 집을 보니 정말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광철씨 이야기를 듣다보니 저 역시 룸메와 싸울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축복’이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아무리 바쁘고 자주 못봐도 마음 한구석이 허하지는 않아요. 혼자 살 때는 진짜 외롭고 힘든 적이 많았거든요.

인호: 그래서 저는 집에 지인들을 초대하기 시작했어요. 혼자 살아보니까 속옷도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지저분해지는 걸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래선 안되겠다고 결심한 뒤 집에서 회의도 많이 하고 음식도 나누어 먹으면서 나의 세계로 초대하고 있죠. 그러면 청소를 하게 돼요.^^ 혼자 의지로는 청소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물리적으로나마 누군가를 초대해 제가 청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거죠. 결과는 매우 성공입니다!

광철: 요즘엔 어설프게나마 남자 둘이 살림하는 게 재미있어지고 있어요. 글쎄 지난주에는 통 밥을 안하던 룸메가 아침부터 밥을 해서 저를 깨우는 거예요. 제가 너무 감동해서 밥상으로 가보니 아침부터 기름기가 둥둥 떠 있는 삼겹살이 반찬인 거예요. 제 룸메 특기가 밤에 삼겹살 구워먹기거든요-_-; 그래도 그럴 땐 같이 사는 것 자체가 ‘돌봄’이란 생각이 들어요. 

인호: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밥은 어떻게 먹고 사니?” 잖아요. 제가 독립해 살아보니 진정한 독립은 ‘음식 원조로부터의 독립’을 뜻하더라고요. 집에서 보내주는 음식에서 독립해야 진짜 독립이란 뜻이죠. 그래서 전 얼마 전에 친구들을 모아 1박2일 동안 김장을 했어요. 배추 여덟 포기를 담았죠. 우리끼리 너무 맛있게 먹었을 뿐만 아니라 옆집과 경비아저씨에게도 나눠드렸어요.

한솔: 전 요즘 룸메와 실험요리를 해먹어요. 책에 적힌 대로 똑같은 재료를 사와도 막상 우리가 만들어 먹으려고 하면 전혀 다른 음식이 나오더라고요. 예를 들어 스파게티를 했는데 하얀 떡들이 되어 나오는 거죠! 근데 맛은 그럴싸 해요.^^ 우리만의 실험요리! 하하!

광철: 부모님이랑 살 때는 가치관과 욕망이 달라도 피할 수 없으니 계속 부딪히며 살았는데 룸메와 산다는 건 매우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어요. 서로 외롭지 않아보겠다고 ‘옥탑 바’라는 일도 벌였으니 우리집은 나날이 달라지겠죠. 실제 친구들이 너무 자주 몰려와 다시 혼자만의 공간을 애타게 찾을지도 모르지만, 전 지금의 이 변화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인호: 저도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가웠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구성되는 공동체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남녀가 만나 결혼했다고 해서 가족이 꾸려진다고 볼 수는 없죠. 물론 남자들만의 변화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남녀 모두가 가족이라는 공동체 개념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솔: 우리 나중에 서로 가까운 동네에 살게 되면 함께 ‘반찬계’나 꾸려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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