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한 획 그은 대표 기사들3
초창기 한 획 그은 대표 기사들3
  • 이은경 / 여성신문 기자·20주년 기념사업본부장
  • 승인 2007.12.14 14:57
  • 수정 2007-12-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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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제 ‘새 화두’던져 현장운동으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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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대회 폐지운동의 기폭제

89년 5월 5일 22호




“노예시장 같은 미인대회를 차버리자”



여성 상품화의 극치, 미인대회의 폐지 이슈는 이미 1989년 여성신문에서 점화됐다.(89년 5월5일 22호)

“노예시장 같은 미인대회를 차버리자”는 선언으로 쟁점화된 기사는 1957년부터 시작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문화 에이즈’로 규정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기사는 대회를 “여성들의 정신을 좀먹어 들어가게 하고 병들게 하며 여성을 제도적으로 상품화시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절정”이라고 규정한다.

대회 출전을 위해 명동 ㅁ미용실에 들락거리는 것부터 시작해 합숙을 거쳐 온가족의 응원 속에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까지 세세히 따라간다. 그 이면의 상업적 메커니즘을 짚으면서 미스코리아 선발 후 이어지는 국제미인대회 역시 여성 상품화를 위한 다국적 기업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장래 희망을 “미스 코리아”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우려까지 담아낸다.

‘퇴폐 흥행쇼’ ‘여성을 대중오락물화’ 등의 과격한 표현은 가부장제의 미적 기준을 표방하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여성신문의 입장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80년대부터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주도하던 미스코리아대회 폐지운동은 99년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전개한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의 형태로 진전됐다.

미스코리아 대회 폐지운동은 2002년 공중파 3개사에서의 미스코리아 대회 중계방송 폐지, 2004년부터 대회에서 수영복 공개심사 폐지 등의 성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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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여성부’ 설치 제안

89년 5월 26일 25호




“여성부 신설할 용의 없나” 94년·98년에도 줄곧 촉구



여성신문에 ‘여성부’의 필요성이 처음으로 제기된 것은 89년 5월25일자 25호부터다. 이후 여성 전문 정책기구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이어진다.

기사는 제146회 임시국회가 열린 5월15일 강영훈 국무총리에 대한 당시 박영숙 평민당 의원의 질의를 통해 ‘여성부’의 당위성을 대변한다.

본회의에서의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박 의원은 “현행 민법을 포함, 여성에게 불평등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잠재력을 개발하여 사회 발전의 질을 높여야 할 이때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현재 분산돼 추진되고 있는 여성정책을 일관성 있게 수립, 집행할 수 있는 여성부를 신설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강 총리에게 질의한다.

이에 대해 강 총리는 “정부는 6공 출범과 함께 여성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정무제2장관에 여성을 임명했으며, 여성정책 수립에 내실을 기하고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키기 위해 법률· 제도적 측면에서 매년 자체평가를 하고 있으며, 또한 각 시·도에 가정복지국을 신설했고, 여성정책심의위원회를 두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고 답변한다. 즉, 우회적으로 여성부 신설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 

여성정책기구와 관련된 논의를 주도하면서 여성신문은 94년 12월23일자 305호에서 “정무2실 ‘여성처’로 바꾸자”는 제안도 싣는다. 이후 98년 김대중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무(제2)장관실은 폐지되고, 그해 3월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초대 의원장 윤후정 이화여대 명예총장)가 발족돼 여성부 실현을 한발 더 앞당긴다.

2001년 1월 드디어 여성부(초대 장관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신설됐고, 가족·보육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2005년 6월 여성가족부(초대 장관 장하진 전 여성부 장관)로 확대 개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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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강간’ 처벌 이슈화

 89년 7월 7일 31호




“강간은 성충동 아닌 의도된 폭력행위”



70년 3월 대법원의 판결 “부부 사이에는 혼인을 통하여 서로간에 정교를 승낙하였으므로 아내 강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부부 강간에 대한 금기 선언은 언제쯤 해금될까. 성폭력에 대한 또 하나의 사회 통념 ‘부부 강간’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다.

여성신문은 부부 강간이 성폭력의 연장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기사(89년 7월7일 31호)는 6월 열린 또 하나의 문화 월례논단 ‘강간에 대한 여성학적 연구’의 발표 사례들을 빌려 “부부끼리라도 강요된 성관계는 강간으로 간주한다”고 주장한다. 이후 현장 사례들을 통해 부부 강간이 남편의 폭력 행사 후 일어나는 비인간적 행위이며, 피해여성들은 결혼 이데올로기 속에서 이를 성폭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의무’로 체념하고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킨다. 2000년대 들어 폭력 행사 후 성관계를 강요하는 남편을 살해하는 사건이 점차 증가하면서 가해자로 돌변한 피해여성에 대한 ‘정당방위’ 인정도 계속 촉구해왔다.

2004년 말 가정법원 가사소년제도개혁위원회 제3분과가 가정폭력법 개정안에 부부강간죄를 도입하는 대신 형법 297조를 개정해 부부 강간을 처벌하자고 주장한 것이나, 2005년 8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이 부부강간죄를 포함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 등에 대해 여성신문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05년 5월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부부 강간을 형사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정폭력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07년 8월 한국 정부가 제출한 여성차별철폐협약 이행 보고서에 대해 부부 강간을 범죄화할 것을 권고했다.



[img5]평등명절운동 처음으로 제안

89년 9월 15일 40호




“명절 풍속 남녀평등” 가부장적 관행 비판



여성운동 대중화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바로 평등명절 캠페인일 것이다. 흔히 ‘여성 노동절’로 불리는 명절 관행의 문제는 여성신문 89년 9월15일자 40호에서 “명절 풍속 남녀 평등하게”라는 주장으로 쟁점화되기 시작한다. 기사는 젊은 세대가 제기하는 형식적 차례 관습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시작한다. “여자들끼리 일은 다 했는데 밥상은 남자들끼리만 둘러앉아 먹으니 이런 일이 어디 있느냐?”는 신혼인 20대 직장여성의 항변은 이후 가부장적 명절 관행에 대한 대표적인 문제 제기가 된다. 기사는 “내가 제주가 되면 술 한잔 올릴 정도로만 상을 차리겠다”는 남성들의 의식 변화도 함께 전한다. 나아가 미래의 조상 숭배 양식은 조상을 추모하고 친척들끼리 함께 모이는 의미는 살리되 상차림이나 의례 절차는 합리적으로 변화되고 여성들의 주장이 더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또 조선 중기까지도 빈번했던 외손봉사의 예를 들어 아들로만 이어지는 제사 관행이 우리의 전통은 아니라는 사실도 지적한다.

평등명절 캠페인은 99년 절정에 달한다. 그해 추석을 겨냥해 여성신문이 발족시킨 신주부운동캠페인본부는 주부 탤런트 전원주씨를 내세워 ‘엄마도 즐거운 명절’ 음반을 제작 배포하고, 9월30일 올림픽 역도경기장에서 명절에 시달린 여성들을 위로하는 아줌마 축제를 펼쳤다. 여성민우회는 ‘좋은 명절 만드는 다섯 가지 지침서’를 제작, 배포하고 ‘웃어라, 명절!’ 캠페인을 시작했다. 2001년 드디어 여성부가 5대 생활문화 개선운동 과제 중 하나로 ‘평등명절 나기 캠페인’을 전개함으로써 공식적인 ‘국민운동’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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