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정부와 세계 대도시 연합 공동주최로 지난 3∼5일까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1차 국제포럼의 슬로건은 ‘Dynamic cities need women’이었다. 도시의 역동성과 여성이 무슨 관계일까?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브뤼셀까지 가는 비행기에서 내내 떠나지 않는 의문이었다. 본회의에 앞선 칵테일 파티에 참석해서 다양한 도시에서 온 참석자들과 교류하는 와중에도 이에 대한 답은 얻을 수 없었다.

첫째날 아직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첫번째 워크숍의 주제 발표를 마치고 함께 참석한 아시아 지역의 발표자들로부터 “서울시가 부럽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서서히 이 의문이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다른 아시아 도시들이 꿈꾸는 바를 현실에서 이루어가고 있군요. 부럽습니다. 참 대단합니다.” 내심 우리 서울시의 여성정책이 자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서울시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 ‘여성의 힘’에 대한 찬사가 묻어 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회의가 진행될수록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회의는 전부 4개의 주제로 이루어졌다. 각 주제마다 5개 워크숍이 진행돼 총 20개의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지역적인 접근을 시도한 ‘사회·인구학적 도전과제’와 다양한 경제적 요소들을 다룬 ‘경제적 도전과제’를 거쳐 세번째 주제인 ‘도시환경의 도전과제’에서는 여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필두로 물, 재활용, 도시 안전, 재난과 복구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그리고 마지막 날. ‘서비스 접근성’이라는 주제로 주거, 여성과 도시교통, 기초교육, 건강, 젠더와 자원배분이라는 5개의 워크숍을 통해 그야말로 ‘도시에서의 삶’이 다양하게 다뤄졌다. 다섯개의 주제를 모두 접하고 나니 ‘역동적인 도시는 왜 여성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답을 비로소 얻을 수 있었다.

도시 안에서 살아가는 서로 다른 이웃들이 ‘한 마을’이라는 느낌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우리의 대도시였던 것이다.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도시가 진짜 ‘world city’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비단 여성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하는 일인 것이다. 또한 이런 과정에서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만 도시는 여성의 관점을 반영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도시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야만 도시는 비로소 역동성을 띨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물적 네트워크로 여겨졌던 교통체계를 여성의 관점으로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 남성과 여성의 교통 이용행태가 어떻게 다른지, 이것이 결과적으로 어떤 차별을 가져오는지가 논의되면서 도시에서의 모든 삶에 왜 젠더 관점이 결합돼야 하는가를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도시가 모든 시민이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터전이 되기 위해서는 여성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미를 그렇게 표현해냈던 것이다. 역동적인 도시는 여성을 필요로 한다고….

회의 내내 브뤼셀의 날씨는 그야말로 비오는 우울한 유럽 날씨였다. 바람은 왜 또 그리도 거센지 우산을 펴면 금방 뒤집혀버리는 비바람의 브뤼셀이었다. 빡빡한 회의 일정 덕분에 그 유명한 ‘오줌싸개 동상’도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섰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보람찬 회의였다. 이번 포럼에서 얻은 것만큼 우리 재단 사업도 앞으로 더 성숙해질 거라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이번 포럼의 공동위원장을 맡은 브뤼셀 정부의 장관과 유엔 해비다트 관계자로부터 서울시의 ‘여행 프로젝트’에 대한 찬사를 들었을 때 며칠간 쌓인 피로가 싹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서울여성가족재단이 서울시 여성정책, 그리고 서울 여성의 행복 총량을 높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무게만큼이나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렘이 새로운 희망으로 다가온다. 행복한 도시 서울은 우리 여성이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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