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들의 자조모임’ 모범사례

 

최근 결혼이민자가족을 대상으로 양성평등교육이 진행되는 뜻 깊은 일이 있었다. 여성가족부 산하 전문교육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지난달 27∼29일 이틀에 걸쳐 서울 은평구와 중랑구 지역의 결혼이민자여성 약 50명을 대상으로 ‘다문화 결혼이민자 대상 양성평등의식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이번 교육에서는 결혼이민자가족들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여성 관련 법률과 여성의 지위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설명했다. 또한 결혼이민여성들이 각자 한국생활과 문화에 대해 느낀 점들을 조별 토론을 통해 나누기도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 지위에 대해 교육이 실시된 것은 결혼이민자가족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이상화 양성평등교육진흥원 진흥사업팀장은 “이번 교육을 통해 결혼이민자가족들이 서로간에 네트워크를 맺고 상호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내년에는 교육프로그램을 보다 개발해 확대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현재 38개소에서 내년에는 80개소로 확대해 증가하고 있는 결혼이민자가정을 위해 전문화된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터 운영을 위한 비용도 올해 13억원에서 내년 2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과 지리적 접근성의 문제로 센터 방문이 어려운 결혼이민자가족을 대상으로 전문도우미(한글 및 아동 양육 도우미)를 양성해 파견할 계획이다. 아울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혼이민자 방문교육 사업을 확대 추진해 올해 23억원에서 내년에는 182억원(약 8배 증가)으로 사업지원비를 늘렸다.

무엇보다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에서 결혼이민자가족들이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남편들의 자조모임’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전국에서 모범사례로 꼽히는 곳은 2005년부터 남편자조모임을 시작한 충북 옥천군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다. 이곳에서는 회장과 총무를 뽑아 모임의 체계를 세웠으며, 서로가 겪는 갈등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놓고 이야기면서 아내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공부도 한다.

매월 한차례 모임을 가지면서 부인과의 갈등문제를 센터와 협력해 해결했고, 격월로 실시하는 부부동반 모임에서는 부부갈등을 해소하는 대화법도 함께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그 결과 내년에는 ‘옥천민들레공동체’를 만들어 결혼이민가족의 경제자립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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