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특강 지고, 실무진 강의 뜬다
CEO특강 지고, 실무진 강의 뜬다
  • 주혜림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2.07 13:07
  • 수정 2007-12-07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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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취업돕기 관련 프로그램에 앞다퉈 도입
각종 정보부터 직무교육까지 실제 사례들며 강의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가 진행하는 ‘이화-삼성 Essence 취업 워크숍’에 참석한 4학년 학생들이 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무자로부터 면접준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가 진행하는 ‘이화-삼성 Essence 취업 워크숍’에 참석한 4학년 학생들이 기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실무자로부터 면접준비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청년실업자가 26만여명(지난해 기준)에 육박하는 등 계속되는 취업난을 돌파하기 위해 대학들이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시즌마다 취업박람회를 유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취업캠프, 멘토링 프로그램, CEO 특강 등 각종 취업 관련 프로그램을 앞 다퉈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프로그램에도 유행이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과장급 이상 실무진을 초빙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취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예비 사회인이 갖추어야 할 소양을 훈련시키는 등의 실속형 프로그램이 인기다.  

특강 아닌 정규수업…경쟁률 치열



“최근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경쟁사들을 아예 경쟁상대에서 제외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출하는 데 역점을 두는 ‘가치혁신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예를 들면…”

지난 5일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에 위치한 숙명여대 서관 702호 강의실에서는 국내 대표 전자회사의 전무가 진행하는 강연이 한창이었다. 이날 강의의 주제는 ‘가치혁신과 자기계발’. 강연자는 지난 2002년부터 숙명여대의 ‘직업과 경력개발’이란 학과목을 맡아 매학기 40~50명의 학생들에게 기업 경영 전반에 관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3학점짜리 이 수업은 일반 강의와 달리 1차 서류전형, 2차 면접을 통과해야 수강이 가능하지만 언제나 경쟁률이 4대 1을 훌쩍 넘을 정도로 호응도가 높다.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대학가에서 단연 인기 있는 것은 기업의 과장급 이상이나 임원급 실무자를 강연자로 초빙하는 것이다. 강연자의 입을 통해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체험한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실제 사례들이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들 실무진의 강의는 단발적인 특강 형태가 아니라 보통 수개월 동안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15주에 걸쳐 운영되는 숙명여대의 ‘직업과 경력개발’이 대표적이다. 숙명여대는 이 과목 외에도 ‘성공취업 실전’이란 2학점짜리 교양과목을 개설, 다양한 기업체의 실무진을 강연자로 초청해 모의면접, 이미지 메이킹, 비즈니스 매너 등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학점도 따고,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훈련도 받아 학생들 사이에 일석이조로 평가받고 있다.

실무 미리 배우는 ‘예비 신입사원’ 교육도



학점은 딸 수 없지만 기업체 실무담당자로부터 예비 신입사원으로서 수행해야 할 직무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우는 프로그램도 호응이 좋다.

연세대 취업역량아카데미가 진행하는 ‘직무역량스쿨’이 대표적인 사례. 올 초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한 코스가 8주 동안 진행된다. 전략·기획, 인사·조직, 영업·마케팅, 재무·회계, 기술경영 등 총 5개 영역으로 세분화돼 있어 원하는 취업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직무의 기본적 특성은 무엇인지, 직무별 최근 이슈는 무엇인지 등등 세세한 얘기부터 거시적인 담론까지 다양한 내용이 오간다. 강연자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힐튼호텔, 모토로라, 한국IBM, 맥킨지컨설팅, 삼정회계법인 등 국내 유명 기업의 실무 전문가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연세직무역량스쿨의 문종성 사무국장은 “대기업 신입사원 교육에 준하는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단순한 입사를 넘어서 입사 후에도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 교육을 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학기 첫회를 거쳐 2회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내년에 진행될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밖에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가 실시하는 ‘이화-삼성 Essence 취업 워크숍’도 있다. 삼성생명 후원 하에 기업실무진이 학생들에게 면접 준비방법, 서류작성법, 프리젠테이션 기술 등을 강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취업 효과 톡톡…학교측 철저 준비 필수



이와 같이 기업 실무진을 초빙한 취업 관련 프로그램은 실제로 학생들에게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숙명여대에서 ‘직업과 능력개발’을 수강하고 있는 체육교육과 4학년 오수미씨는 “기업 실무자로부터 듣는 강의는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직장생활의 생리까지 알 수 있어서 취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공과목의 특성상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막막했는데, 강의를 통해 취업 로드맵을 정확히 짜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취업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다. 현재 연세대 취업역량아카데미의 ‘직무역량스쿨’을 수강하고 있는 이 대학 4학년 홍찬미씨는 얼마 전 대기업 입사에 성공했다. 홍씨는 “인사(HR)부서에 관심이 많았지만, 관련 지식이 부족해 직무역량스쿨을 수강하게 됐다”며 “HR 전문가들로부터 들었던 HR의 중요성과 HR 전략 등 덕분에 2차 면접시 큰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취업 준비자로서 실무진들에게 듣는 강의는 더욱 신뢰감이 들며, 이로 인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천수 연구위원은 “대학이 지식교육을 넘어 사회적 응용능력을 갖춘 실천적인 지식인을 양성하는 역할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대학에서는 기업 실무자와 학생들 사이의 수준이 맞지 않거나 강의를 맡은 강연자가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부작용 또한 적지 않다”며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준비해 충분한 인력풀을 마련하고 강연자와 학생들 사이의 수준을 맞추는 작업이 취업 프로그램의 성공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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