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앞다퉈 왜곡·자극 보도 ‘능력+섹시’로 변질
전문가들 “오히려 성평등사회 진입 방해”우려 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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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알파걸 당사자인 ‘여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알파걸을 열풍으로만 몰아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페미니즘 제3의 물결’로 불리며 알파걸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10~20대 여성들은 엄마 세대 페미니스트들이 이뤄내려고 했던 남녀평등이 조금씩 실현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여성운동의 결과 남성과 모든 면에서 거의 동등한 기회를 가지게 된 이들은 남성들과 경쟁하기보다 넓은 세상에서 자신의 능력을 펼치겠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것이 사실이다.

200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가운데 여성이 61%를 차지했고,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섰다. 또 평균 이상 소득을 얻는 전문·기술·행정관리자의 69.4%를 여성이 차지했다는 결과도 알파걸 열풍을 부추기는 데 충분한 근거가 됐다.

이에 대해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알파걸이든 아니든 실제 노동시장에서 우리나라 여성이 전 생애에 걸쳐 부딪히는 난관들은 개인의 능력과 무관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20대 취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30대 초·중반에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도 높아져, 경력단절 그래프는 점점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또 여성은 남성근로자 임금의 64.2%를 받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여성근로자의 36.6%가 임금이 낮은 가사도우미 등 여성 집중 직종에서 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은 연구위원은 “과거에 비해 바뀐 것이 있다면 여성노동시장의 암울한 조건 속에서도 스스로 격려하며 열심히 일하려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방희정 교수(심리학 전공)는 심지어 “알파걸은 허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알파걸에게 ‘능력’과 동시에 여성성으로 대표되는 ‘배려’의 의무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여성들이 섹시한 외모로 자신을 포장하려 하고, 이로 인해 사회 전체가 알파걸을 ‘능력 있고 섹시한 여자’로 오해할 우려가 있다고 방 교수는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알파걸을 ‘허상’으로 부풀린 데는 언론의 왜곡보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언론마다 앞 다투어 ‘여풍당당 시대, 남자가 설 곳이 없다’, ‘남성을 압도하는 알파걸들의 활약’, ‘남녀평등 실현을 증명한 알파걸’ 등의 기사를 쏟아냈다. 결과적으로 남성을 압도하는 ‘여성시대’가 도래했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언론이 앞장을 섰다. 이 과정에서 열심히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여성’ 개개인의 모습은 없고, 오로지 ‘된장녀’, ‘골드미스’, ‘알파걸’ 등의 특정집단으로 휩쓸어 분류되는 허상만이 존재한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여전히 ‘△△ 분야 최초 여성’이라는 보도가 유효하듯이 아직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며 “여성의 약진을 주요기사로 다루면서 ‘남자보다 뛰어난’, ‘남자를 압도하는’ 등과 같은 언론의 보도태도가 여성과 남성의 불필요한 대립과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파걸’로 명명된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해 열광하기 전에 이런 현상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야 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강 소장은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소녀들의 실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성주의문화단체인 ㈔또하나의문화는 지난 6~7월 두달간 ‘소녀’와 ‘페미니즘’간의 소통을 시도한 ‘소녀들을 위한 또문대학-문화상상놀이터’ 강좌를 진행했다.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거나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15명의 소녀들이 참가해 ‘사진-이미지의 성별 정치학’, ‘태권도장에서 즐기는 소녀, 거침없이 하이킥’ 등 다양한 주제의 특강을 들었다.

또문대학의 교장을 맡은 김영옥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교수는 “10대 소녀들은 기존의 가족, 교육 이데올로기를 깨뜨리며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성숙한 주체”라며 “다양한 문화 매체와 장르를 경험하고 스스로 문화 생산물을 기획하는 과정을 통해 문화생산자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또문대학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은 여성청소년들의 인권 보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 ‘소녀의 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여전히 소녀들의 지도력을 함양하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인식 하에 소녀들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유, 공간,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소녀의 날 제정 캠페인 출정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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