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양성평등지수 낙제점 면할까
앞 다투어 ‘양성평등 대통령’임을 내세우고 있는 대선후보들은 정치·공직·공공분야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인센티브 전략’을 세웠다. “지역구 선출직에 여성을 30% 이상 공천하겠다”에 그치지 않고, 30% 이상 공천하는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30% 증액 지원해 참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공기업 여성관리직을 30% 이상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눈에 띈다. 근속연수 5년이 승진의 기준이라고 가정할 때 여성에 한해 3년만 일해도 5년으로 인정해주는 식이다.
이 후보는 “공공분야에서 평등고용 풍토가 빠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성할당제 등 적극적 조치가 실효성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사회 모든 분야의 절반은 여성이 역할을 담당하도록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정 후보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비례대표 50%와 지역구 30%를 각각 여성으로 공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비례대표의 경우 지금까지는 교수나 변호사 등 전문직 여성을 주로 공천해왔지만, 내년 총선부터는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여성을 후보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여성의 참여가 배제됐던 남북고위급회담에 여성대표를 포함시키고, 공공연구기관의 여성과학기술인 채용비율을 2012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국현 후보는 공직분야에서의 여성 대표성 확보에 힘을 실었다.
문 후보는 개헌을 통해 정부통령제를 도입하고 대통령과 부통령 중 한명은 꼭 여성으로 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장·차관을 비롯해 장관급 위원장, 차관급 위원,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등 정부 고위직을 임명할 때 30%는 여성을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부처 여성관리직이 20%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공기업 임원을 추천할 때 여성을 30% 이상 추천하고, 비상임이사의 30%를 여성으로 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내년 4월 총선에 대해서는 선출직과 비례대표를 2대 1 비율로 하고 남녀 국회의원 비율을 50대 50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비례대표 남녀순번제를 확립키로 했다.
권영길 후보는 소외계층 여성의 정치역량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권 후보는 “몇몇 영역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여성들은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채 ‘스스로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중앙·지방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여성노동자·농민·장애여성·이주여성 등 여성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매년 정부 예산의 일정 비율을 소외계층 여성의 교육·상담·자조모임 등에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에 장애여성을 공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