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포인트에서 100포인트 올라 2100포인트가 되면 상승률은 5%(100/2000×100)다. 반면 같은 100포인트 상승이라 하더라도 1600포인트에서 1700포인트가 되면 6.25%(100/1600×100)가 된다. 심리적으로는 2000포인트 고지를 뚫고 2100, 2200포인트로 상승하는 것이 수익률(상승률)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낮은 지수에서 오르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이다.
적립식 펀드 투자자라고 가정해보자. 적립식 투자란 말 그대로 매월 일정액을 일정 시점에 적금식으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금액을 투자하더라도 주가가 쌀 때는 더 많이 사고, 비쌀 때는 적게 사들이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주가가 쌀 때 한층 많이 사들인다는 데 있다. 따라서 적립식 투자의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지수가 오르는 것보다는 주가가 급락한 후 상승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적립식 투자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최근 증시가 급등락하는 모습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거치식 투자도 급락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원샷 형태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목돈을 ‘과감하게’(?) 한번에 투자하고 수익을 낸 후 ‘절묘한 시점’(?)에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신이 아닌 이상 어떻게 주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주가가 급락한 시점은 우리가 육안으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이 간단한 원칙을 잘 지키는 길은 급락 시점을 새로운 추가 투자 기회로 삼는 것이다.
지수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실질수익률보다 포인트가 주는 착시현상에 빠지기 쉽다. 시장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착시현상에서 벗어나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률, 즉 퍼센트(%)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