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환경 깨끗하면 아토피 발병 대장의 미생물과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게 환경 깨끗하면 아토피 발병 대장의 미생물과 과유불급(過猶不及)
  • 송기원 /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 승인 2007.11.30 12:08
  • 수정 2007-11-30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몸 속에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 곳은 바로 대장이다. 우리 개개인의 대장마다 수십조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니 나의 장(腸) 내 미생물만 해도 지구 전체 인구를 가볍게 넘는 수다. 또한 우리가 매일 배설하는 대변의 3분의 1 정도가 장내 미생물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배설을 하는 이상 대장균은 우리 주변 어디에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보통 음식점이나 음식의 청결함을 재는 척도로 검출된 대장균의 수를 이용하므로 우리는 ‘대장균’ 하면 더럽다고 생각하지만 대장균 자체는 더러운 존재도 유해한 존재도 아니다. 사실은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장내 미생물들은 우리가 만들지 못하지만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을 만들어준다. 비타민 B1, B2, B6, B12 등이 대표적으로 미생물이 장에서 만들어주는 비타민들이다. 또한 탄수화물, 지방 등 여러 영양분의 흡수도 장내 미생물의 도움을 받는다.

장내 미생물들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섬유소처럼 대부분 우리가 영양분으로 직접 흡수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용하며 우리가 이들 미생물로부터 얻는 이익이 훨씬 많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라고나 할까. 또한 우리가 뀌는 방귀도 대부분 대장균들이 장내에서 영양분을 발효시킬 때 만들어지는 가스들이다. 따라서 장에서 미생물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가스는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질소와 황이 포함된 단백질은 매우 지독한 냄새가 나는 가스를 만들 수 있으므로 혹시 냄새가 매우 지독한 방귀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식습관을 채식 위주로 바꾸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보통 대장에는 매우 많은 수뿐만 아니라 500종 이상의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어디서 온 것일까.

우리가 태아로 엄마 몸 속에 있을 때는 미생물이 전혀 없는 무균상태인데 세상에 나오고 음식물을 섭취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즉 출생 하루만 지나도 아기의 대변에 이미 여러 종류의 미생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평생 인간의 대장으로는 끊임없이 여러 종의 미생물들이 들어가고 나오게 된다.

또한 우리 대장에서 몸에 유익한 미생물과 유해한 미생물이 끊임없이 영역 확장을 위해 싸우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유산균 등 몸에 좋은 미생물이 많은 요구르트 같은 음식을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 것이다. 요즘 주변에서 쉽게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들을 볼 수 있는데 특별한 약도 없는 이 질환은 위생상태가 좋은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이 많지 않았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은 장내 미생물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주 어린 시절 장내에 유익한 미생물들이 정착할 수 있는 기회가 없어져 아토피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극히 일부인 병원성 미생물을 피하려고 아이들을 미생물의 근접이 어려운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에서 키우는 것이 아토피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장내 세균들은 무엇이든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는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