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문화계 결산] 1.방송계
[2007년 문화계 결산] 1.방송계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1.30 11:52
  • 수정 2007-11-30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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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당당한 여성’ 빛났다

케이블 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시청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채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의 유명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늘어난 채널만큼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또 해외 프로그램을 맛보고 높아진 시청자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방송 프로그램의 수와 종류를 다양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졌다.

또한 아시아 전역에 불어닥친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해외수출을 염두에 두고 거대자본을 투입하는 대작 드라마 제작이 가능해졌다. 지난 한해 변화의 폭풍을 겪은 방송계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홀로서기로 꿈 이룬 여성 캐릭터 눈길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최한결 커플.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최한결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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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드라마 속에서는 예전에 비해 일과 사랑에서 적극적이고 당당한 여성 캐릭터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MBC)의 고은찬(윤은혜)은 올 한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여성 캐릭터.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는 힘든 상황에서도 바리스타라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은찬은 최한결(공유)과의 사랑에서도 신데델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남자한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성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경성 스캔들’(KBS2)의 차송주(한고은)는 올 한해 방영된 드라마 가운데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준 여성 캐릭터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장렬하게 죽음을 맞은 송주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발굴해냈다.

‘막돼먹은 영애씨’(tvN)의 이영애(김현숙)는 현실적인 여성이다. 평범한 여성인 영애는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들을 솔직함을 무기로 풀어나가며 ‘막돼먹은’ 사회에 할 말은 할 줄 아는 긍정적인 매력을 보여줬다. ‘달자의 봄’(KBS2) 또한 달자(채림)를 통해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드라마 속에서 차별을 극복하는 여성들의 모습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인순이는 예쁘다’(KBS2)는 전과자인 여성이 차별을 딛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고맙습니다’(MBC)는 에이즈에 걸린 딸을 키우는 비혼모 여성이 사회의 차별을 극복하는 모습으로 감동을 줬다.

다양한 가족관계 드라마에 반영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는 것. 특히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재혼가족, 한동안 사라졌던 대가족 등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족형태를 드라마 속에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대안적인 가족문화를 보여준 대표적인 드라마가 ‘하늘만큼 땅만큼’(KBS1)이다. 이 드라마 속 아버지들은 자신과 처의 부모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대하며 재혼가정의 어머니들은 계모로서의 위치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아들의 친어머니 위치도 부정하지 않는 바람직한 재혼가정을 그린다.

‘황금신부’(SBS)는 결혼이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결혼이주민 가정의 어려움과 고충을 풀어냈다. ‘고맙습니다’(MBC)는 비혼모인 엄마와 딸, 할아버지가 함께 사는 한부모가족을 그렸을 뿐 아니라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깨는 등 의미있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직 드라마·장르 드라마의 가능성

올해 상반기에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드라마는 의학드라마 ‘하얀 거탑’(MBC)이었다. 잘 짜인 스토리와 연출력을 연기파 배우들이 뒷받침한 ‘하얀 거탑’은 의료계와 법조계를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한국에서 전문직 장르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실험해 보였다. 

사채업의 적나라한 현실을 그린 ‘쩐의 전쟁’(SBS), 국정원 요원들의 일과 삶을 그린 ‘개와 늑대의 시간’(MBC), 한국적 수사극을 새롭게 정립한 ‘히트’(MBC) 등도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내고 드라마에서 멜로와 사극이 아닌 제3의 장르를 정착시키는 데 공헌했다.

또한 ‘마왕’(KBS2)이나  ‘별순검’(MBC), ‘얼렁뚱땅 흥신소’(KBS2) 등도 시청률 면에서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냄으로써 장르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케이블 채널, 다양한 시도속 폭력성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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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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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방송계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변화는 케이블 채널의 약진이다. 지상파에 비해 소재나 심의 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케이블 채널은 다양한 소재와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평범한 30대 여성의 이야기를 실감나고 거침없이 그려낸 ‘막돼먹은 영애씨’(tvN)는 6㎜ 카메라로 인물을 따라가며 촬영하는 방식과 독특한 화면 구성, 내레이션의 가미 등으로 드라마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중간 단계인 ‘다큐 드라마’라는 새 장르를 열었다.

그러나 케이블 채널은 자유로운 만큼 새로운 시도 못지않게 폭력과 선정성의 문제점도 노출시켰다. 특히 ‘페이크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재연 프로그램들은 성폭행, 간통 등 선정적인 소재를 현실처럼 묘사해 문제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지상파에 비해 채널 장악력이 떨어지는 케이블 채널 드라마들이 노골적인 연애담이나 베드신과 노출을 남발하고 있다”며 “특히 성폭행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성폭행의 성상품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연예인 보도 선정성은 여전

 

선정성 시비는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던 올 한해 특히 여성연예인의 이혼 등을 다룬 뉴스 보도에서 여성의 성 상품화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최근 핫 이슈가 된 가수 아이비에 대한 옛 남자친구의 협박사건이 대표적인 예.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비가 피해자라는 사실은 잊혀진 채 보도의 초점은 섹스 동영상의 유무에만 맞춰졌다.

연예인의 이혼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올 초 이민영·이찬 커플 이혼 보도에서는 이민영의 맞은 얼굴을 장시간 노출함으로써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했다.

최근의 옥소리·박철 커플의 이혼사건에서도 여배우의 간통 유무 위주로 사건을 몰고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신정아 사건 때 벌어진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는 보도에서의 선정성이 극에 달한 사건으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 사건이 터지자 여성계와 시민단체, 타 언론들은 “인권을 짓밟는 처사”라며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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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하이킥’의 박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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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캐릭터



올 한해 방송된 수많은 드라마 속에서 시청자들의 인상에 강하게 남은 캐릭터는 누구일까.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캐릭터들을 다시 한번 살펴봄으로써 올 한해 드라마의 경향을 정리해볼 수 있다.

미디어 운동단체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이하 미디어열사)은 최근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올 한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 속 캐릭터를 선정, 발표했다.

2006년 11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방송된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의 드라마 및 시트콤 134편을 대상으로 시청자 541명의 설문조사와 미디어열사 운영위원들의 선정과정을 거쳐 결정됐다.

여성 캐릭터로는 퓨전 시대극 ‘경성 스캔들’의 여성 독립투사 차송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당당한 며느리이자 어머니이며 아내인 박해미, 솔직한 직장여성 캐릭터를 보여준 ‘막돼먹은 영애씨’의 이영애가 선정됐다.

남성 캐릭터로는 장르 드라마의 특성을 살린 ‘개와 늑대의 시간’의 ‘터프가이’ 이수현(이준기), 냉혹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중성을 지닌 의사인 ‘하얀 거탑’의 장준혁(김명민)이 뽑혔다.

커플 캐릭터로는 노처녀와 재혼남의 결합을 보여준 ‘하늘만큼 땅만큼’의 박명주·석종훈(윤해영·홍요섭) 커플과 신세대의 새로운 사랑을 보여준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최한결(윤은혜·공유) 커플, 세대를 초월한 친구 같은 커플을 보여준 ‘고맙습니다’의 이봄·이병국(서신애·신구)이 차지했다.

이번 선발작업을 총괄한 주정순 미디어열사 사무국장은 “후보로 선발할 남녀 캐릭터의 수가 너무 차이가 나서 힘들었다”며 “개성 있고 주체성 있는, 발전된 여성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탄생한 데 비해 남성 캐릭터는 아직 제자리 걸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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