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연민‘생명지킴이’

 

제인 구달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명이다. 그녀는 지구와 그 위에 살고 있는 생명을 살리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1년에 300일 이상을 돌아다니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과 만나고 생명 존중과 평화에 관한 자신의 깨달음을 전파한다. 그녀를 만난 많은 사람들은 깊은 감명을 받고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일상을 조금씩 의미있게 변화시킨다. 그녀는 동물행동학자, 환경운동가, 평화의 메신저라 불리고, 심지어 ‘살아있는 성자’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초등학생도 그녀의 책을 읽고 엄마의 손을 이끌고 강연회에 나타난다. 어린아이, 청소년에서부터 성인 남녀에 이르기까지 절망으로 치닫고 있는 지구를 살리고 희망을 만들어내자는 제안에 자발적인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그녀의 리더십 내용은 무엇일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새싹 같은 힘의 원천은 도대체 무엇일까?

첫째, 사회적 편견에 맞서는 리더십

제인 구달은 여성, 비전문가에 대한 고정관념과 체계적인 차별을 극복한 인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비서 일을 하다가 침팬지를 연구하러 아프리카 숲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여자들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만류하거나 비웃었다. 하지만 제인 구달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믿으며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침팬지 ‘그레이비어’를 통해 동물의 도구 사용에 관한 관찰을 학계에 보고했을 때, 제인 구달은 동물학자로서 정식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믿을 만한 정보를 줄 수 없다는 배타적인 전문가 중심적 사고에 부딪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결국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연구지원을 받고, 스탠퍼드대학의 외래교수가 되며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동물행동학자가 되었다.

사회적 편견에 맞서 자신의 삶을 계획한 대로 밀고 나가고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되는 것, 이런 점은 많은 유명인사들이 보여주는 낯익은 장점이자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둘째, 몰입하는 열정의 리더십

“네가 진실로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서 기회를 잡아라.”

제인 구달이 자신의 영적 에너지의 근원이라고 했던 어머니가 항상 그녀를 격려하던 말이었다. 실제로 그녀는 우연 혹은 운명처럼 아프리카로 가고, 또 침팬지 연구의 권위자가 되지만 사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치열한 준비와 각고의 노력 끝에 얻어진 부수적 성과다.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졌던 꿈을 실행하는 기나긴 여정에 늘 있었다.

아프리카행 왕복 비행기표를 마련하기 위해 5개월 동안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침팬지를 관찰하러 어머니와 함께 곰베에 가서는 군용텐트를 치고 숙식하며 매일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서 침팬지들이 보이는 봉우리를 올랐다. 침팬지들이 잠자리를 만들고 잠자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산속을 헤매고 다니며 밤을 새우기도 했다. 함께 일하던 여성연구원이 죽고, 동료들이 테러집단에게 납치를 당하는 절박한 상황, 출산과 양육, 이혼과 재혼이라는 여성으로서의 삶 속에서도 그녀는 비록 괴로워하고 절망하기도 했지만 결코 자신의 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셋째, 공감의 감성 리더십

제인 구달은 당시의 일반적인 연구관행을 깨고 낯이 익은 침팬지들에게 번호가 아니라 이름을 붙여주었다.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 플로, 패션, 폼, 길카….

흔히 말하기를 좋은 과학적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본 것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하고 무엇보다 스스로가 연구대상에게 감정이입을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제인 구달은 대개는 감정이입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얻었다. 새끼를 잃은 어미 침팬지의 아픔에 공감하고, 가족간의 유대를 통한 행복과 안정감을 함께 느끼며, 침팬지의 집단간 살육에서 보이는 분노와 폭력의 광기에 슬퍼한다. 이는 자신이 직접 기른 옥수수 전분과의 교감을 통해 ‘유전자 전이’를 밝혀낸 여성과학자 바버라 매클린톡의 과학적 태도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객관성과 중립성을 과학의 생명으로 여기는 남성적 과학의 방법론이 아니라 알고 싶어 하는 존재와의 깊은 친밀감과 교감을 통해 ‘감성과 느낌이 살아있는’ 과학을 했던 제인 구달. 그녀의 이야기는 소리 높여 외치거나 설득하지 않아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감성적으로 다가간다.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라 존재와 생명에 대한 친밀한 관계성-야생 침팬지들의 삶과 그들 가족 사이의 친밀함과 유대, 근심 걱정이 없는 기나긴 어린 시절,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독자와 청중들에게 들려줌으로써 더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넷째, 연민과 돌봄의 리더십

제인 구달이 동물학자에서 환경운동가로 세계를 떠돌게 된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침팬지가 급속도로 사라져간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주거·연료·경작을 위해 숲이 베어지고, 몇몇 나라에서는 챔팬지를 식용으로 사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고아 침팬지들이 애원하듯이 내미는 손, 눈빛, 영양부족에 걸린 불쌍한 몸뚱이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야생동물뿐 아니라 인간을 위해 밀집 사육되는 동물에 대한 연민의 마음은 그녀를 채식주의자로 이끌었다. 그녀가 함께 하기를 권하는 환경운동은 뭇 생명이 당하는 고통을 느끼고,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예민하게 알아듣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연민의 마음이다. 연민의 마음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위로받은 사람은 평화로워져서 다른 돌봄을 행할 수 있게 된다.    

제인 구달은 성공한 동물학자다. 하지만 그녀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심코드는 ‘성공’이나 ‘명예’에 대한 대중적 선망이 아니라, 연민과 돌봄에 대한 생명의 공감이다. 제인 구달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이유는 그녀가 성공으로부터 얻은 대학교수, 베스트셀러 작가, 유능한 강사라는 사회적 지위나 보상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고통을 덜어주고자 하는 침팬지와 어린이들, 그리고 지구가 그녀로 인해 위안을 받기 때문이다. 제인 구달의 리더십은 마음을 위로하는 리더십이다.

사실 은백색의 머리를 단정히 묶고 언제나 조용하고 정적인 목소리로 말하는 제인 구달을 기존의 리더십이라는 개념으로 묶어내기는 적절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관습화된 리더십의 이미지는 제인 구달보다 활기차고 보다 주도적이거나 공세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더십이라는 것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창조하고 조직해내며, 자신이 판단하고 제안하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포함한 사회 전체를 변화시켜내는 주도성 혹은 영향력이라고 한다면 그녀는 리더십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주고 있다.

그녀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조화를 이루는 양성적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편견에 맞서고 몰입하여 원하는 바를 얻어내지만 결코 위협적이지 않은 리더십이며, 미소 지으며 가만히 손 내미는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스스로 하게 하는’ 권력이 아니라 ‘제지하고 명령하는’ 강력한 리더의 권력에 상처받은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한국 사회, 거대한 역사의 무게에 억눌린 개인의 선택과 감성들은 특히 이런 리더십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인디언들이 지어준 제인 구달의 별명은 ‘지구 어머니의 동생’이라고 한다. 제인 구달은 침팬지 관찰을 통해 인간과 자연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평화롭고 생태적인 지구를 위한 현자의 지혜를 들려준다. 소녀 시절에 그녀가 지은 시 ‘오래된 지혜’ 중 일부를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그래, 아이야, 세상으로 나아가라; 천천히

조용히 걸어갈, 모든 것을 이해하면서, 그러면 이윽고

너의 영혼은, 우주는 깨달을 것이다.

스스로를-영원한 나를.

더 나은 지구환경 꿈꾸는 ‘침팬지의 어머니’

침팬지 행동 규명한 첫 여성 동물행동학자

전세계 환경운동단체 ‘뿌리와 새싹’ 이끌어

 

지난 15일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절친한 벗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와 ‘초록행진’중인 제인 구달 박사.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http://lensbyluca.com/withdrawal/message/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dosage for cialis diabetes in males cialis prescription dosage
지난 15일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절친한 벗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와 ‘초록행진’중인 제인 구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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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유일한 안식처인 지구가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심각한 환경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의 선택이 다음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했던 고대 원주민들의 지혜입니다.”

영국 출신의 침팬지 연구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Jane Goodall·73) 박사가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청소년 생태계 보존운동 프로그램인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홍보를 위해서다.

지난 15일 아름다운 가게가 운영하는 서울 신촌의 헌책방 ‘뿌리와 새싹’에서 만난 구달 박사는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은 나눔의 리더십”이라며 “자신이 알고 있고 또 남에게서 배운 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나눔의 삶”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벗 침팬지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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