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대책이 남긴 것
11·15대책이 남긴 것
  • 김은경 /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리서치팀장 (www.speedbank.co.kr)
  • 승인 2007.11.23 13:28
  • 수정 2007-11-23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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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급등세 꺾여
강북·소형은 오히려 강세
지난해 이맘 때 신도시 공급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을 골자로 한 11·15대책이 발표된 이후 꼭 1년이 흘렀다. 11·15대책은 주택 공급 확대, 분양가 인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서민 주거안정 등 크게 4가지 굵직한 내용을 담았다.

단기적인 제도 개선을 통한 집값 안정보다는 그간 참여정부 내내 지적돼왔던 공급 확대에 대한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해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강화하는 한편,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 적용하는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러한 내용은 이후 1·11대책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역할을 했다. 특히 LTV, DTI 적용의 적정성이나 대출 취급시 채무상환능력 심사의 적정성 등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관리·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작년 추석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을 진정시키는 기초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데에도 의의를 둘 수 있다.

스피드뱅크가 조사한 11·15대책 전후 1년간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발표 이전 1년간 서울이 17.09% 올랐던 반면 발표 이후 1년간은 4.66%에 그쳐 상승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간 수도권 집값 상승률을 이끌었던 버블세븐 지역과 재건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인 것이 눈에 띈다. 11·15대책 이전 1년 동안 31.87%나 올랐던 강남은 대책 이후 1년간 1.7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양천구도 대책 이전 1년간 28.61% 상승했지만 대책 이후에는 2.02% 하락했다. 대책 이전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분당과 송파 역시 대책 이후 각각 0.03%, 2.02% 떨어지며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재건축 아파트값은 더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대책 전후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송파구. 11·15대책 이전 1년간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37.58%나 상승했지만 대책 이후 1년 동안은 7% 떨어져 11·15대책 이후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의 하락폭이 크다. 과천 재건축 아파트값은 11·15대책 이전 21.53% 상승했으나 대책 발표 이후 10.43% 하락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1·15대책 발표로 수도권 전 지역의 집값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해 집값 강세 지역은 내림세를 보인 반면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소외지역에서는 오히려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대책 발표 후 1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오름폭이 가장 큰 곳은 노원구와 강북구, 도봉구 등 강북권으로 16.46%, 13.94%, 13.61%씩 올랐다. 강남을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들의 집값이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 경기지역에서는 의정부가 27.53%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하철 개통과 미군부대 이전 등의 호재 덕분이다. 

이와 함께 고가아파트는 매수세가 사라진 데 비해 중소형의 저가 아파트는 인기를 끈 것도 중요한 변화 중의 하나다. 대출규제로 인해 소형아파트를 더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강북지역의 리모델링과 경전철 호재 등의 개발 재료로 수요가 꾸준히 몰렸기 때문이다.

결국 11·15대책은 지난해 가을 아파트값 급등세를 잠재우는 기반을 마련했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대출규제가 강남권 일대 고가아파트 매수세를 얼어붙게 했고, 더욱이 연이어 발표된 1·11대책이 거래시장 냉각세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했던 것. 공급 확대 부분은 아직 진행중이니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기는 다소 이르지만 수요자들의 돈줄 죄기를 통한 시장 압박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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