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소중한 미생물 인류와 지구를 지킨다
작지만 소중한 미생물 인류와 지구를 지킨다
  • 송기원 /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
  • 승인 2007.11.23 13:23
  • 수정 2007-11-23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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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이 모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미생물은 우리의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현미경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존재다. 미생물은 대부분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이고, 성장과 분열을 통해 매우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미생물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지구 전체 생물체 무게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이 지구 전체에 살고 있는 생물체 무게의 60% 라면 얼마나 많이 산재해 있는지 상상해볼 수 있다. 실제 미생물은 극지방, 바닷속 등 지구의 어디에도, 또 우리 주변 어디에도 살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 줌의 흙 속에도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몸도 미생물과 더불어 살고 있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인간이 대개 수십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우리의 몸에는 우리의 세포 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즉 1000조개 정도의 천문학적 숫자의 미생물이 함께 살고 있다. 인간이 미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의 피부, 구강, 위, 장 등 몸의 어디에나 각종 세균들이 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피부에서 여드름을 일으키거나 구강에서 충치가 생기게 하는 세균, 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잘 알려진 헬리코 박터처럼 몸에 해로운 미생물도 있다. 이러한 미생물 때문에 우리가 보통 미생물 하면 병균과 동일한 이미지를 갖고 인간에게 해롭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우리에게 병을 일으키는 세균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많은 세균들은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거나 혹은 무해하다. 예를 들어 우리의 대장 안에는 수많은 종류의 많은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을 분해하고 몸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들을 생산하며 영양분이 섭취되도록 도와주는 매우 고마운 존재다.

요즘 몸에 좋다는 웰빙(well being) 먹거리 대부분도 미생물이 만들어주는 것이다. 김치, 된장, 청국장, 치즈에서부터 요구르트, 포도주까지 모든 발효식품은 모두 미생물의 솜씨인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우리가 병균에 감염되었을 때 쓰는 항생제도 원래는 특정 미생물이 다른 미생물을 죽이고 우위를 점유하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물질인데 인간이 발견해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폐수를 정화하고 공해물질을 분해하는 것도 모두 미생물의 능력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미생물이 매우 소중한 자원이고, 유용한 미생물을 찾아내는 것이 공해문제, 식량문제 등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열쇠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유용성을 떠나서도 우리가 지구에서 살 수 있는 것은 미생물 덕분이다.

좀 끔찍한 상상이긴 하지만 만약 미생물이 없다면 지구는 인간을 비롯한 각종 동물들의 시체로 빼곡히 수십겹으로 둘러싸여 있어 우리가 살 수 없는 공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실제 눈에 띄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지만 이 지구를 움직이고 있는 힘인 것이다.

생명을 공부하는 필자는 민주주의에서 보이지 않는 민초의 힘을 이야기할 때마다 대신 ‘미생물’이 떠오른다. 우리는 항상 눈에 보이는 힘,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정신을 쏟으며 보이지 않게 세상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서는 교만한 태도를 보이는 어리석음을 범하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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