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사랑’복수하듯 ‘요리’
버림받은 ‘사랑’복수하듯 ‘요리’
  • 권지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1.23 11:26
  • 수정 2007-11-23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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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새 소설 발표한 조경란의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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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경란(39)씨가 6년 만에 장편소설 ‘혀’를 발표했다. 등단 이후 12년간 별렀던 요리소설이다. 작가는 33살의 베테랑 요리사 정지원을 주인공으로 앞세워 그동안 갈고 닦은 이탈리안 요리 전문가 뺨치는 전문지식과 수준급의 요리들로 오감을 자극한다.

7년간 동거했으나 최근 헤어진 옛 연인 한석주가 좋아하는 ‘핏기만 겨우 가실 정도로 살짝 익힌 연하고 육즙이 자르르 흐르는 로스트비프’, 제일 친한 친구 문주와 인연을 맺게 해준 ‘어린 시금치 뿌리를 올린 오리 가슴살 구이’, 요리사로서 인정을 받게 만든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푸아그라(거위 간)’ 등 “다 읽고 나면 입에 군침이 돌게 하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던 작가의 바람은 빈말이 아니었다.

감정도 음식으로 치환해낸다.

고독은 ‘눈을 침침하게 하고 정신을 흐리게 하는 (허브) 바질’이고, 기쁨은 ‘소량만 넣어도 강한 맛을 내며 향이 오래가는 (향신료) 사프란’이며, 슬픔은 ‘먼 데까지 향이 퍼지는 까슬까슬한 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먹는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이 하나로 겹쳐지는 그 찰나에 있다.

“너무 뚫어지게 쳐다봐서 마치 내가 그 스테이크를 먹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나를 썰어 입에 넣고 씹어대는 것 같다. 내 입술이 잘 익은 플럼 토마토처럼 붉고 팽팽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지원은 애인이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한 순간에도 담담히 말한다.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옷을 벗고 있는 장면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것은 한 요리 안에 두 가지 맛이 섞여 있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하지만 겨울을 지나 봄을 거쳐 여름으로 치달을수록 실연의 고통은 오히려 깊이를 더한다. 싱싱한 제철 요리 재료들을 만날 때마다 그의 마음은 찰진 분노로 가득 차오른다. 급기야 석주와 함께 키우던 늙은 개 폴리를 그의 새 연인 이세연이 프라이팬으로 때려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지원의 감정은 폭발한다. 작가는 상실의 감정조차 음식으로 보여준다. 지원이 옛 연인을 위해 준비한 ‘최후의 만찬’은 바로 이세연의 혀를 잘라 만든 ‘송로버섯을 곁들인 혀 요리’. 석주가 혀 요리를 잘근잘근 씹어 먹는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사랑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이 모든 것은 감각의 문제다.” 문학동네 /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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