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감사직 새바람 일으킬 것”
젊은 여성들 성별·나이차 두려워말고 당당히 도전하라
지난해 1월 공공기관 여성 첫 감사로 화제를 모았던 노금선(45) 국민연금공단 감사. 취임 1년10개월을 맞은 그의 얼굴에서는 오랜만에 여유가 묻어났다. 그동안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다고 비판받아 왔던 공공기관 감사직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부터 각 지사의 활동, 정보시스템까지 공단이 하는 일의 통제시스템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없는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쓸데없는 곳에 기금이 낭비되고 있지는 않은지 등등 체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았죠.”
지금까지의 감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그의 행보는 내부에서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공단 이사장 등 아무리 높은 직급의 상사라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취임 직후 직원들이 공유하는 인트라넷 게시판에 인사말과 함께 공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게재했으니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을 법도 하다.
“40대 초반의 젊은 감사가, 그것도 여성이 임원으로 부임한 데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어요. 하지만 의례적이거나 형식적인 것을 지양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큰 호응을 나타내주었죠. ‘임원도 저렇게 격의 없고 열정적일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새롭게 심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자신에게 비호의적인 사람과는 대화를 통해 편견을 극복하려 애썼다는 노 감사. 그는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신뢰를 받았고,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며 후배 여성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국민연금과 같이 큰 돈을 운용하거나 그것을 전문적으로 감사하는 데에는 높은 도덕성과 전문적인 판단력이 요구됩니다. 사리사욕 없고 청렴한 여성들이 제격이죠. 공공기관이 보수적이라고는 하나 신입직원의 여성 비율이 60%나 되는 등 세상은 많이 변했어요. 성별이나 나이 차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성을 갖춰 당당히 도전해보세요.”
노금선 감사는
노금선 감사는 1985년 구로노동상담소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젊은 시절을 노동운동에 바쳤다. 이후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 95년부터 삼일회계법인 국제부에서 근무했다. 미래회계사무소 대표와 ㈜이카운트 대표이사를 거쳐, 한겨레신문사㈜ 감사, (재)한국여성재단 감사, 골든브릿지 AMC감사, ㈜브릿지증권 이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