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를 통해 내면세계 표현”

 

우리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앉는 의자. 손진아(40)씨는 10년 넘게 의자를 모티브로 작업을 해온 작가다.

손 작가는 의자를 사람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본다. 의자는 사람의 등, 엉덩이, 다리 등 우리 몸과 닿는 부분이 많다. 또 의자마다 모양이 다른 것도 사람과 비슷하다.

“저는 의자를 1인칭의 공간, 사유의 공간이라고 봐요. 의자에서는 주로 개인적인 일들이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그는 주로 의자를 통해 자신의 자화상을, 개인의 내면세계를 표현해낸다.

그의 의자 그림은 두꺼운 코팅을 해서 반짝반짝 광택이 난다. 때로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 등을 이용해 2층까지 연결된 6m의 대형 설치작품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블라인드’)

또한 그의 그림에는 줄곧 체크무늬 패턴이 등장한다. 그는 이것을 ‘네트워크’라고 말한다. 그에게 네트워크란 곧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그래서인지 한개의 의자에서도 수없이 연계된 존재들이 느껴진다.

“가족 중 누군가가 우울하면 대개 같이 우울하죠. 저는 사람과 사람은 보이지 않아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봐요. 이 연결성을 체크무늬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사각 체크는 우리의 일상이 형상화된 것이기도 하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7시에 밥 먹고, 일하고, 저녁 9시에 뉴스를 보는 그런 반복적 삶을 사각무늬에 담아보려고 했어요.”

그렇지만 이 질서정연한 사각무늬도 때론 엉키고 뒤틀리고 늘어진다. 마치 변화무쌍한 우리들의 감정곡선이 의자에 고스란히 투사되어 있는 듯하다. 그는 비뚤어진 사각 체크를 통해 우리 삶의 다소곳하면서도 어그러진 분위기를 그때 그때 전하고 싶었단다.

손진아 작가의 유학 이력은 독특하다. 1992년부터 3년간 회화로, 2004년부터 3년간 설치미술로 같은 학교(뉴욕 주립대)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회화 작가이던 그가 설치미술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눈을 뜨면서 ‘제대로 공부하고 하자’는 심정으로 ‘2차 유학’을 떠났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설치이지만 색과 선에서 회화적인 기운이 돈다 하여 주로 회화적 설치라는 평을 듣는다.

의자에서 하나의 인격을 탄생시키는 손진아 작가의 치열한 작가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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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아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와 홍익대 미술교육과 석사를 거쳐 뉴욕 주립대에서 회화와 조각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갤러리 아트사이드, 포스코 미술관 등 수차레 개인전과 2006년 화랑미술제, 2004년 ‘라이프 랜드스케이프’전 등 100여회 이상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추천인의 말

손진아, 나는 그녀를 단순히 ‘여성작가’라 부르고 싶지 않다. 남녀를 불문하고 그녀는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어떤 작가들보다 자신의 작업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그에게서 예술을 위하여 치열하게 본질의 세계로 파고들어가는 진정한 작가의 모습을 본다.

[권혁주 큐레이터 / 갤러리 ‘아트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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