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때 처형된 17세의 편지
사르코지 애국정책도 이제는 안먹혀

 

파리 서북쪽에 있는 ‘기 모케’역. 2차 대전 당시 공산당에 가담해 독일군에 반대하는 전단을 뿌린 죄로 처형된 기 모케군을 기리기 위한 역이다.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prescription drug discount cards site cialis trial coupon
파리 서북쪽에 있는 ‘기 모케’역. 2차 대전 당시 공산당에 가담해 독일군에 반대하는 전단을 뿌린 죄로 처형된 기 모케군을 기리기 위한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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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서북쪽에 위치한 17구를 통과하는 지하철 노선에 ‘기 모케’라는 역이 있다. 기 모케는 2차 세계대전 당시에 공산당에 가담했던 고등학생으로, 당시 점령군이었던 독일군에 반대하는 전단을 뿌린 죄로 독일군에게 처형된다. 17세라는 한창 꽃다운 나이였다.

1941년 10월22일 처형당하기 전날 그는 가족에게 이별의 편지를 보내는데, 이 감동어린 편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사랑하는 엄마

아끼는 동생

사랑하는 아빠

난 곧 죽을 거예요.

모두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용기를 가지라는 것인데, 특히 엄마 명심하세요.

나 역시 용기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나보다 먼저 용감하게 떠난 이들처럼 나도 용감해지려고 해요.

물론 난 살고 싶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나의 죽음이 무엇인가에 소용이 되었으면 하는 거예요.

……

얼마 전에 이 기 모케가 프랑스 정가와 교육계에서 한참 화제가 되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의 사망일을 추모하기 위해 각 고등학교에서 전체 학생들을 소집해놓고 이 편지를 공개적으로 읽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여기에 많은 교사들이 반대의사를 표시했는데, 일부 역사교사들은 역사를 개인 정치의 선전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며 사르코지를 비판했다. 사르코지는 여러 면에서 독특한 인물로 매우 감정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들의 사고를 진작시키기보다 모든 것을 감정에 호소하려는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이미 소문이 나 있다. 그가 지난 7월14일 프랑스 대혁명일을 기념하여 엘리제궁에 지체부자유자들을 초대한 것도 국민의 감정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처럼 이성에 강한 민족이 없다. 당연히 그의 감정 호소 정책은 매번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치게 되는데, 기 모케의 편지를 낭독시킨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에서 국민들의 저항은 항상 반대시위로 표출된다. 파리 17구 기 모케가 다녔던 카르노 고등학교에서 이 편지를 직접 읽을 예정이었던 사르코지의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유는 아침 일찍부터 반대자들이 학교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다.

이 편지에 얽힌 일화는 이것만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주최했던 올해 럭비 올림픽에서 프랑스가 아르헨티나와 첫번째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 앞에서 이 편지를 읽게 했다. 사르코지의 친구인 라포르트 코치가 선수들의 애국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한 일인데,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원래 애국심과 거리가 먼 프랑스인들이라 갑자기 애국심 고취를 강조하는 이 편지로 인해 선수들의 사기가 오히려 떨어지고 부담감만 커져 경기에서 패했다는 설이 한참 나돌았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로 소문이 난 프랑스인들은 국가에 충성한다는 의식이 거의 없다. 유학 초기에 같이 수업을 받던 한 프랑스 친구가 어느날 이런 얘기를 해서 나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만약에 프랑스에 다시 전쟁이 나면 난 다른 나라로 튈 거야.” 한국에서 애국심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교육을 받은 나에게는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래서 대꾸하기를 “너 조국에서 전쟁이 났는데 나 몰라라 하고 외국으로 튄다고? 그런 매국노가 어디 있니?”

그러나 그 친구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정치인들이 서로 권력싸움을 하는 전쟁에 내가 뭐하러 나가? 난 아무도 죽이고 싶은 생각이 없어. 내 의지와 무관한 전쟁에 나가서 내 목숨을 버리는 일은 절대 안할 거라구.”

이 친구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사실 많은 프랑스인들은 1차대전이 발발했을 때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자진해서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몸소 체험하게 되는데, 아무 이유 없이 단지 상대방이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총을 쏜다는 사실에 대해 강한 부조리를 느꼈다.

프랑스인의 반전사상에 대한 전통은 뿌리와 역사가 깊다. 프랑스에서 대표적인 반전가요로 ‘탈영병’이라는 샹송이 있다.

대통령 각하

편지를 드립니다.

만약 시간이 있으시다면

읽으시리라 믿습니다.

수요일 밤까지

전쟁에 나가라는

징집영장을 받았습니다.

대통령 각하

난 전쟁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난 불쌍한 자들을 죽이기 위해

이 세상에 있는 게 아닙니다.

화를 내진 마십시오.

당신에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난 이미 결정을 내렸습니다.

탈영하기로

(중략)

그리고 사람들에게 말하겠습니다.

복종하지 마시오.

전쟁하는 것을 거부하시오.

전쟁에 나가지 마시오.

징집을 거부하시오.

누군가가 피를 흘려야 한다면

당신의 피나 흘리십시오.

1954년에 소설가 보리스 비앙이 가사를 쓴 이 샹송은 지금도 많은 프랑스인들이 즐겨 듣는 노래로 이들의 반전사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국가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에게 기 모케의 잊혀진 편지를 들고 나와 늦게나마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사르코지의 정책이 먹혀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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