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일 매스컴 상에 보도되는 연예인과 관련한 최대 이슈는 ‘애정싸움’이다. 흔히 부부싸움을 비롯한 애정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가만히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러한 말이 무색할 정도다. 애정이라는 단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야말로 격렬한 ‘싸움’이다.

박철·옥소리 커플의 이혼과 최근 가수 아이비를 상대로 한 전 남자친구의 협박과 폭행 등 연예계 커플이 파국으로 치닫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한 사건들의 중심에는 항상 ‘여자’ 연예인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자리잡고 있다. “누가 얼마나 맞았다더라”, “내연남 집을 내 집처럼 드나들었다더라”에서부터 “○○양 비디오가 또 등장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까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카더라’ 식의 추측이 세간의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려진다. 사건이 전개될수록 연예인 커플의 싸움에는 언론도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이 싸움을 부추기고 사건을 좌지우지하는 느낌까지 들게 만든다.

얼마 전 언론 관련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한 남성 유명인사의 초청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만약 옥소리의 상대로 언급된 사람이 외국인 연하남이 아니었다면, 아니 애초에 반대로 여성인 옥소리가 아닌 박철이 외도를 한 당사자였다면 이러한 마녀사냥식의 언론 보도가 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여대에서의 강연임을 의식한 발언일 수도 있겠으나 필자뿐만 아니라 강연을 듣고 있던 많은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고, 여성인 그들의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한다. 모든 과정에서 보도는 확실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며, 지금까지 행해진 마녀사냥식의 보도 또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