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계에서 발행… 노천명·황기성 등 활약
여성참정권·여성경제권·성매매방지 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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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직후에도 여성신문은 있었다. 1946~47년 미군정기에 창간된 여성일간지들은 '가정신문' '부녀신문' '여성신문' '부녀일보' '부인신보' 등 5개에 이른다. 이 중 유일하게 '여성'을 제호에 살려낸 '여성신문'의 의미와 행적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언론 역사와 여성운동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언론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창간 20주년을 앞두고 시작하는 기획연재 '다시 보는 여성신문'의 첫 순서로 여성신문이 그 제호와 창간 정신을 계승한 47년 '여성신문'을 재조명한다.

 '여성신문'의 전신 격인 46년 '부녀신문' 발행인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거사에 함께했던 열혈 독립운동가 우덕순 여사였고, 편집국 차장은 대표적 여성시인 노천명이 맡았다.

'부녀신문'의 발행권을 이어받아 창간한 '여성신문'의 발행인은 김구 진영의 대표적 여성운동가인 황기성이었다. 이같은 배경 속에서 '여성신문'은 "여성 자신의 소리를 가져야겠다는 열의"를 선언하며 여성정론지로서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

'여성신문'은 여성교육과 의식계몽, 여성참정권과 여성경제권에서부터 건전한 남녀 성교육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특히 미군정에 공창제 폐지 건의문을 공개 촉구하는 등 여성인권을 위한 실천 의지를 드러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선두적으로 미군정기 여성매체를 연구해온 박용규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여성신문'은 다른 여성일간지들과 비교해 여성신문다운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었다"며 "'부인신보' 발행인이었던 박순천에게 결코 뒤지지 않았던 '여성신문' 발행인 황기성이 6·25때 납북돼 '여성신문'의 가치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이제 자주독립과 여성해방을 주장했던 47년 '여성신문'을 '대안적 여성미디어'의 관점에서 조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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