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개인작품에서 주민참여 활동으로 확대 추세

해외에서 공공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바로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 역 곳곳마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원래 1970~80년대 뉴욕은 그래피티 아트(낙서미술)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어디를 가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청소년, 흑인, 소수민족 사람들이 주도해 거리의 벽에 그림을 그렸다. 그러다 점차 경기장, 지하철 전동차 등 가리지 않고 그리게 됐고,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떠오르게 된 것. 80년대 후반 뉴욕 교통국은 낙서 금지령을 내리는 대신 작가들을 대거 투입해 예술공간으로 자리를 내주었다. 현재 뉴욕 지하철역에서 만날 수 있는 공공미술 작품 수는 130개에 이른다. 모자이크벽화, 청동조각, 스탠드글래스 등 작품도 다양하다. 허유미, 김정향씨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무어강에 설치된 인공섬 '무르 아일랜드'는 건축가와 작가들의 공동작업을 통해 공공미술의 영역을 한층 넓힌 케이스. 이곳에는 노천카페와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섰다.
젊은 작가들 중심으로 직접 주민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요즘 서울시가 진행하는 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사업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밖에 초기 공공미술을 이끈 작가로는 미국 보스턴 출신의 조나단 보로프스키(66), 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1898~1986), 제니 홀제(58) 등이 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보로프스키는 지난 92년 독일 카셀 프리데리치아눔 광장 앞에 거대한 조각 '하늘을 향해 걷는 사람'을 설치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느린 동작으로 끊임없이 망치를 내리치는 '해머링 맨(Hammering Man)'은 지난 79년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전세계 7개 도시에 설치한 시리즈 작품이다. 서울 흥국생명 빌딩 앞에도 거대한 해머링 맨이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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