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나서서 여성시대를 준비하라"
지식혁명 미래사회는 성 제약없는 사회일것
대안적 문화 담론 생산 위한 'F-포라' 출범
남녀관계에 대한 생물학적, 사회학적 분석으로 호주제 폐지의 논리적 근거를 밝히며 2004년 제16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했던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그가 지난달 2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F포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사랑하는 100인 포럼'의 창립 포럼 강연자로 나섰다. 주제는 그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자연계에서는 암컷에겐 선택권(femali choice)이, 수컷에겐 경쟁(male-male competition)만이 있는 것이 운명입니다. 그 질서가 인간사회에서만 남성 우위의 문화로 뒤바뀌어 있는 것이죠."
그는 남성에게 우월한 것은 힘뿐이라며 근육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 농경시대가 시작되면서 남성 우위의 문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식혁명이 도래한 미래사회에는 성이 사회활동의 제약이 되지 않으며, 여성들의 지위가 상승하면 남자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성들도 이를 깨닫고 이런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가 남성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또한 그는 "요즘 한국 사회를 볼 때 조만간 여성대통령이 등장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보다 더 빨리 여성대통령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번에 힐러리가 워낙 강세를 보여 예언이 무너질까 걱정스럽다"며 웃었다.
이날 창립포럼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F포라: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사랑하는 100인 포럼'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성공동체를 지향하는 포럼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후원회 성격도 지니고 있다.
'F포라'의 'F'는 여성(femme), 영화(film), 축제(festival), 유연성(flexibility), 우정(friendship), 자유(freedom), 미래(future) 등을 뜻한다. '포라'는 포럼(forum)의 복수형으로 다양한 형태의 만남을 의미한다.
이혜경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여성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더불어 어떻게 성숙한 역할을 할 것인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면서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창조적이고 대안적인 문화담론을 생산해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