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백내장 고치고 밝은 세상 보세요"
그러나 이들 중 건강한 노인은 얼마나 될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6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인구가 407만명으로 전체의 9%를 차지했다. 골다공증, 치매, 난청 등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 노령인구 대부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 특히 지난 한해 노인환자가 가장 많이 입원했던 질환은 '노인성 백내장'으로 13만명에 달했다.
백내장은 눈앞을 흐릿하게 만들어 생활을 불편하게 하고,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실명의 원인이 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인의 달, 10월을 맞아 백내장의 증상과 치료법, 예방 수칙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노화가 원인…20~40대 환자도 늘어
노인성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화현상의 일종으로, 수정체 섬유의 균일성이 깨져 투명한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보이지 않는 주맹현상이나 일시적으로 가까운 것이 돋보기 없이도 잘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별다른 통증 없이 점차적인 시력 감퇴가 진행되는데, 심해지면 검은 눈동자가 하얗게 변하면서 시력까지 잃게 된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아져 60대의 60%, 70대의 70%, 80대의 경우 100% 발생하고 있다. 이렇듯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발병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 외에도 외상이나 당뇨, 포도막염 등과 같은 질환의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20~40대 젊은층에서도 백내장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연세플러스안과의 이승혁 원장은 "당뇨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증가하고, 오존층 파괴로 더욱 강해진 자외선에 안구 노출빈도가 높아지면서 젊은 사람들이 백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만큼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
보통 백내장에 걸리면 점안약을 넣거나 복용약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전문의들에 따르면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이라는 것.
현재 백내장 초기 단계에서는 약물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조금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초기라 해도 약물치료만으로 백내장의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백내장을 싸고 있는 각막을 지름 2.8~3.0㎜ 정도 절개하고, 초음파를 이용해 뿌옇게 된 수정체를 잘게 분쇄한 뒤 흡입장치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어 인공 수정체를 눈 안에 삽입한다. 기존의 백내장 수술시 절개 길이가 10㎜였던 것에 비해 요즘은 3분의 1 정도로 줄어 회복이 빠르고, 별도의 입원이 필요 없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접을 수 있는 특수한 인공 수정체인 '연성인공수정체'와 백내장 수술 후 남게 되는 노안 증세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자동초점조절 인공수정체'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시술법이 생겨나고 있다.
수술 후에는 70세 이상의 고령자이거나 당뇨, 고혈압, 시신경 위축, 고도 근시 등의 다른 질환에 의해 망막이 좋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백내장이 생기기 전의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또 만약 후발 백내장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레이저를 이용해 간단하게 치료를 받으면 다시 생기지 않는다.
백내장 수술은 시력이 0.3~0.5 이하로 떨어졌을 때 바로 받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과거처럼 입원기간이 길지 않고 치료받기가 보다 간편해졌기 때문에 환자가 불편하면 즉시 수술해 치료받는 게 일반적인 추세다. 백내장 말기에 동공이 하얗게 변해버리면 녹내장 등의 합볍증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을 받기 전 전신 상태를 점검해 출혈 경향이나 협심증 등의 전신질환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이승혁 원장은 "쉽게 나을 수 있는 질환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나중에 훨씬 큰 고통과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중년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최소한 1년에 한번씩 안과 검진을 받아 백내장을 비롯한 안질환을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내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생활 수칙
백내장을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 및 조기진단이다. 하지만 노화 때문에 발생하는 백내장은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출 수 있는 생활 속 지침들을 소개한다.
1. 선글라스와 모자 등으로 과도한 자외선을 피한다. 자외선은 백내장을 유발하며, 망막에도 '황반변성' 같은 안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2. 불필요한 점안약, 특히 부신피질호르몬제제 등을 남용하지 않는다.
3. 겨울철에는 환기를 자주 시키고 습도를 높여 안구건조증을 예방한다.
4. 단백질의 재생을 돕는 음식인 포도, 가지, 자주색 양배추 등을 섭취한다. 시금치와 같은 녹황색 채소는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안구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항산화비타민이 많아 효과적이다.
5. 당뇨병 환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혈당 관리를 한다. 당뇨나 고혈압 환자는 일반인보다 백내장 발병률이 높으므로 1년에 최소 한번씩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6. 비타민C를 꾸준히 복용한다.
<도움말: 경기도 분당 연세플러스안과 이승혁 원장(031-714-3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