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전도사로 여성전문가들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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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21세기는 단연 과학의 시대다. 그렇다면 과학을 누가 주도할 건가. 결국은 우수 연구자들을 어떻게 키워내느냐가 관건이다. 더 많은 여성 우수인력을 키워낼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우리 센터가 추구하는 목적이다."

이공주복(49)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가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omen in Science and Technology·이하 WIST) 제2대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WIST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을 효율적으로 지원·육성하기 위해 지난 2004년 과학기술부 주도로 설립된 기관이다. 위탁기관으로 선정된 이화여대가 오는 2013년까지 정부 지원 아래 여성과학기술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 마련, 인적자원 개발, 여성고용비율 30% 달성 등 총 3단계의 사업을 진행한다.

이 센터장은 앞으로 임기 3년간 ▲여성 채용목표제, 승진목표제 확대 및 유지 ▲보육제도 ▲여성과학기술인회관 설립 등 WIST의 제2단계 사업을 맡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이화여대에 위치한 WIST 센터장실에서 만난 이 센터장은 하루 24시간이 짧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했다. 센터장이 상근직이기 때문에 모처럼 받은 연구년도 반납한 채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매일 집이 있는 경기 일산에서 오전 6시면 출근한다고 했다.

현재 WIST에서 주력하고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양성교육'이다. 석·박사급의 미취업·경력단절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재교육해 과학을 대중에게 재미있고 쉽게 전달하는 전문가로 키워내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을 이수한 수료생들의 85%가 현재 각 지자체와 정부 산하기관이 운영 중인 '생활과학교실'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효과가 높다.

석·박사급 이상의 고학력 여성이 연구직이 아닌 생활과학교실 강사로 일하는 게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하자 이 센터장은 "전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이유인 즉 여성의 경우 정규 연구직으로 가기 힘든 상황에서 경력단절 여성은 더더욱 연구영역에 발을 못붙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우수인력이 필요한데, 이들 여성이야말로 우수인력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위 과학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조차 유치원을 비롯해 초등학교 내에 과학 전문교사가 없다는 것이야말로 부끄러운 일이죠. 과학은 이해가 필요한 학문입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전문인력이 우선 배치돼야 합니다."

이 센터장은 WIST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도 피력했다.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을 위해 관련 법(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02년)을 만들고, 법에 의거해 센터를 세운 나라로는 최초이기 때문이다. 또 관련 법을 근거로 한 채용목표제로 인해 국·공립 대학과 정부 출연기관에 많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후배 여성과학기술인들에 대해 조언을 부탁하자 이 센터장은 "결혼도 했고, 아이도 둘 낳고, 시집살이도 했고, 유학을 다녀와 시간강사와 연구원을 거쳐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나를 롤모델로 삼는 제자들이 고맙지만, 자문을 구하러온 제자들에게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잘 할 수 있다'고 아직까지는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웃음)"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과학기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더 많은 영역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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