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험·외국어향상·사회생활 체험·인맥쌓기 기회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공채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이준영씨가 대학 시절 모의국제연합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한국외대 모의국제연합 제31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조직위원 3명을 만나 모의국제연합의 준비과정과 이를 통해 얻은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1959년 '유엔 군축'을 주제로 한 1차 총회로 시작된 한국외대 모의국제연합(이하 HIMUN)은 국내 모의국제연합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모의국제연합 활동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입니다. 다양한 학교에서 온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들, 섭외활동을 통해 만난 대사관과 국제기구 사람들, 선배님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어요."

HIMUN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조예신(24·한국외대 경영학과 04학번)씨는 다양한 인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2004년 28차 총회 사무국에서 홍보·섭외팀원으로 활동했으며 군대에 다녀온 후 이번에 사무총장을 맡았다.

통역이사회의 대표를 맡은 김정민(26·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07학번)씨는 동시통역사를 꿈꾸는 학생으로 국제회의를 경험해보고 싶어 모의국제연합에 도전했다.

"과의 특성상 평소 시사적인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지만 국제관계에 대해선 잘 알기가 쉽지 않거든요. 모의국제연합은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힐 수 있는 가장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총회에서 러시아 대표를 맡았던 박초롱(22·한국외대 러시아어과 05학번)씨는 이번 활동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다음 주부터 6개월간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 것. 모스크바에 다녀온 후 공부를 더해 대사관이나 외교통상부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됐다.

한국외대에 본부를 두고 있지만 HIMUN은 한국외대생뿐 아니라 모든 대학생에게 열려 있다. 행사를 기획·지원하는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사무국과 통역을 진행하는 통역이사회, 각 나라를 대표해 토론을 진행하는 총회 등 3개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 조직에 현재 9개 대학, 4개 대학원 4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모의국제연합은 국제기구에 대한 이해는 물론 각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해 배우는 데 있어 그 어느 곳보다 효과적이다. 매년 5월 새로운 스태프를 선발하는 HIMUN에서 제일 처음 시작하는 것은 국제연합 기구와 총회 진행 절차, 관련 용어 등에 대한 기본적인 스터디. 주제를 정한 후에는 이에 대한 자료찾기와 공부, 토론을 통해 각 국가의 입장을 정리하고 대본을 만들어나간다.

또한 외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공부하는 자료들이 대부분 영문이고, 대본도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각 나라의 언어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 각 나라를 대표하는 총회 구성원이나 통역사의 경우에는 해당 나라의 언어를 전공하거나 거주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지만 외국어가 약하다고 해서 참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획, 홍보와 섭외, 학술 등을 담당하는 사무국의 경우에는 성실성과 열의가 더 중요한 선발 기준이 된다. 조예신씨 또한 강원도에서 고교 때까지 살던 '토종' 한국인으로 "모의국제연합에서 활동하면서 지금의 영어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모의국제연합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사회생활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협력기관을 섭외하는 일, 스폰서를 구하는 일, 대언론 홍보, 행사의 기획과 진행 등 다양한 업무를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경험한 바 있는 김정민씨는 "회사에서 근무할 때 경험했던 것보다 더 치열하게 일하는 곳이 여기"라면서 "내가 회사의 인사담당자라면 모의국제연합 출신을 1순위로 채용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생활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HIMUN에서의 활동"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모의국제연합 멤버들.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시키는 것이 꿈이다. 이들은 "모의국제연합을 통해 많은 이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해 한국의 영향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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