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함정에서 깨어나라"

대학을 졸업했다. 직장에 다녔다. 결혼을 했다. 아이를 낳았고, 일을 그만뒀다. 아이가 어느 정도 크자 다시 일이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재취업은 험난하기만 하다. 직장경험도 짧고, 너무 오래된 데다, 나이도 많아졌다. 친구는 '이거라도 어디냐'며 간병인 일을 시작했다. 잘됐다고 말해줬지만 '대학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그런 일을…'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학력은 높은데 경력은 단절된 여성들. 정말 '제대로' 취직할 방법은 없는 걸까. 김인선 여성이 만드는 일과 미래 대표에게 도움말을 얻어 성공비법을 세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일이 하고 싶어야 한다

많은 여성들이 "대학도 나왔는데 이대로 전업주부로 살기엔 너무 억울하잖아"라는 심정으로 재취업에 도전한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들 중 상당수는 "돈은 남편이 버니까 아이는 내가 키워야지"라며 스스로 직장을 그만둔 경우다. 과거에는 기업이 쫓아냈다면 요즘에는 여성 스스로 노동시장을 이탈해버린다.

이런 유형의 여성이 재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설사 취업을 하더라도 조금만 힘들어지면 금세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하다. 경력단절 이후 고졸 이하 저학력 여성은 다시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M자형'을 나타내는 반면,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은 아예 구직을 포기해버리는 'L자형'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김인선 대표는 "직업의식이 없다면 차라리 구직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성공적인 재취업을 위한 첫째 조건이 바로 '꼭 일을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당장 '불안정한 일자리'라고 탓하는 대신 내가 이 직종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고민할 수 있다. 중장기 경력개발 계획을 짜는 일은 그 다음이다.

둘째, '좋은 일자리'는 없다

일반적으로 '좋은 일자리'는 높은 보수와 전문성을 가진 일자리를 말한다. 그리고 이런 일자리가 저숙련 인력인 경력단절 여성에게 쉽게 주어질 리 만무하다. 경력단절의 경험 없이 열심히 일한 사람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막연하게 좋은 일자리를 얻고 싶다는 기대를 갖기 전에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좋은 일자리를 갖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첫째는 주관적 기준으로 장래성이 보이는 일자리로 진입하는 일이고, 둘째는 자신의 능력으로 그 일을 좋은 일자리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경력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목표만 명확하다면 첫 취업에서 눈높이를 낮춰도 괜찮다"고 말한다. 진입 자체를 포기해 상품가치가 저평가되는 것보다는 일단 들어가서 숨어있는 진주임을 보여주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경력단절 '예방'이 최선

경력이 단절된 이후 노동시장에 복귀하기란 매우 어렵다. 불만족스러운 하향지원의 가능성만 계속 높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력단절 이후의 현실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것이다. 똑같이 육아를 하더라도 무방비 상태로 복귀를 시도하는 것과 틈틈이 목표를 향해 준비해 지원하는 것은 일자리의 질을 180도 바꾸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이 바로 중장기 경력개발 계획이다.

나머지 부분은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크다.

현재 시행 중인 산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제, 탄력근무제를 비롯해 노동부와 여성가족부가 각각 고용평등지수와 가족친화지수를 개발해 대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 등 가정과 직장의 양립을 돕는 조치들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하지만 관건은 역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들의 마인드다.

김 대표는 "기업 스스로 '가족친화기업이 생산성 향상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 한 정부 정책은 그저 '보완장치'에 불과하다"며 "기업 차원에서 여성의 경력단절 자체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과 육아로 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의 빠른 직장 복귀방안을 찾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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