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문가 이희수 교수에게 듣는다] 이슬람과 여성
[중동 전문가 이희수 교수에게 듣는다] 이슬람과 여성
  • 이희수 /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
  • 승인 2007.08.10 14:17
  • 수정 2007-08-1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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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참 이슬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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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궤멸되었다고 믿었던 탈레반 잔당이 부활하여 대부분이 여성들인 한국인 인질을 상대로 살해와 위협을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 인질들을 살해하지 않는다고 전해져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한때는 잔혹한 여성 탄압으로 악명이 높던 탈레반들이 여성들을 보호한다니, 앞뒤가 맞지도 않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터키 같은 이슬람 국가는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간통죄까지 폐지했는데, 어떤 이슬람 국가에서는 참수형을 실시하고 간통죄에 가장 끔찍한 투석형을 고집한다. 이슬람 사회는 종잡을 수 없고, 이슬람 여성관도 너무 헷갈린다.   

남성은 남성, 여성은 여성

이슬람은 남성과 여성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고, 신체적이고 정서적인 차이를 인정한다. 전통적인 이슬람의 가르침은 남성에게는 외적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 경제적인 삶을 책임지는 의무를 부과한다. 여성의 경우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들을 양육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그러다보니 이슬람 문화는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정치 참여를 상대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경향이 강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교적 보수적이고 개발도상에 있는 이슬람 사회 여러 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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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이 되면서 이슬람 사회의 여성관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지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전통적인 남성의 영역에 여성들이 진출하면서 양성평등의 추세가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메가와티 후보를 인도네시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했고, 국민의 99%가 이슬람을 믿는 보수적인 성향의 파키스탄에서도 베나지르 부토 여사를 민선 총리로 뽑았다. 바로 이웃의 방골라데시도 1980년 선거혁명을 통해 칼레다 지야 여사가 최초의  민선 여성 총리에 취임했고, 그 뒤를 이어 하세나 여사가 민선 총리에 당선됨으로써 화려한 여성지도자 시대를 열었다.

두 나라의 바로 이웃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어떠했나? 1996년 집권을 하자마자 탈레반은 이슬람의 가르침이라고 강변하면서 잔혹한 여성 탄압을 시작했다. 상대가 쳐다보지 못하도록 얼굴까지 '부르카'로 가리고, 학교교육과 사회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책에 손을 대면 교육 모독죄요, 하이힐을 신고 소리를 내면 공공 소음죄요, 진한 화장을 하면 남성 유혹죄로 다루었다. 심지어 여성은 이슬람의 경전인 코란에도 함부로 손대지 못하게 했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진 현대판 마녀사냥이었다. 그뿐이랴. 우상 숭배를 금지한다고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폭파하고, 다른 종교의 활동을 법으로 금지했다.

여성 대통령·여성운전 금지

논란 사이의 이슬람

이슬람의 종주국격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차별도 도를 넘고 있다. 전 여성에게 히잡을 뒤집어씌운다. 외국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자국민 여성들에게는 얼굴까지도 가리게 한다. 그들은 남편이나 남자 형제들의 동행 없이 마음 놓고 이동할 자유도 없다. 최근 법이 조금씩 바뀌기는 하지만, 주민등록증도 발급되지 않으며, 선거권과 피선거권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를 들끓게 하고 있는 여성 운전 허용 여부는 15년간의 지루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는 것이 무에 그리 대수인가. 차를 타고 혼자서 여기저기 쇼핑 다니고, 교통법규 위반해 남자 교통경찰과 눈 맞추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가 막힌 반대논리를 편다. 그것도 이슬람 율법을 들먹이면서…. 1400년간 이슬람의 이데올르기를 팔아 여성을 옥죄어 왔던 남성들의 기득권과 '남녀 7세 부동석'이라는 금기영역을 깨뜨렸을 때 폭발할 사회적 변화를 감당할 준비가 아직 사우디 왕실에는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탈레반에 우리 모두는 분개했었다. 도대체 이슬람 종교는 어떻게 저렇게 야만적이고, 반여성적이며, 반문명적일 수 있는가? 그러나 탈레반은 이슬람의 거울이 아니었다. 그러니 탈레반이 붕괴되자마자 여성들은 얼굴을 드러내 놓았다. 물론 보수적인 집안이나 아직도 탈레반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남부지방에서는 부르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여성이 장관이 되고 의사와 판사로서 사회 각계각층에서 조금씩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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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다. 이슬람의 가장 잘못된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한 나라일 뿐이다. 이슬람 국가는 모두 57개국이다. 이 중에서 여성의 얼굴을 강제로 가리게 하면서 법적 제재를 가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정도일 것이다. 나머지 50여국에서는 이미 히잡(아랍어)과 차도르(이란어)는 여성 억압의 상징 기제에서 벗어나서 하나의 문화적, 종교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전통으로 바뀌었다.

히잡을 벗어던지는 젊은 무슬림 여성들도 늘어나고, 서구의 페미니즘이 몰아치면서 히잡을 벗어던졌던 이슬람 여성들이 다시 히잡을 쓰는 변화도 이집트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1970년대까지 여성을 억압하던 정치적 상징이었던 이슬람 사회의 히잡은 구소련이 붕괴되는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 커다란 변화를 경험했다. 히잡이 문화와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반서구의 상징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서구교육을 받은 의식 있는 무슬림 여성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된 히잡 쓰기 운동은 한때 이슬람 세계를 뒤흔들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가 시작되고 2001년 일어난 9·11 테러를 기점으로 히잡은 거의 패션으로 가고 있다. 쓰고 싶은 사람은 쓰고 벗고 싶은 사람은 벗되, 히잡을 쓰더라도 종전처럼 검은색이나 하얀색 같은 모노타입의 국민 유니폼은 싫다는 것이다. 컬러와 디자인이 가미되고 실크 같은 다양한 재질이 히잡에 응용되었다. 그래서 프라다, 구치, 피에르 가르댕 같은 주요 프랑스 패션회사들이 앞 다투어 이슬람 여성 히잡을 명품으로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슬람=테러리스트' 거짓 시나리오 양산

그런데도 미국이나 서구는 사우디아라비아나 탈레반의 극악한 여성 억압의 겉모습만 부각시키면서 보여주고 싶어 한다. 문명의 이단아인 이슬람을 공격해서 문명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가를 보여주면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공격했다. 그리고는 국제법을 어기면서 이스라엘을 조정해 레바논을 공격하게 하고, 팔레스타인의 정당한 투쟁을 말살시키는 정책을 고수한다. 탈레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세계를 전혀 대변하지 못한다. 어쩌면 가장 잘못된 이슬람의 전형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슬람=테러리스트'라는 거짓 논리로 자국 이익 극대화에 혈안이 되어 있다.

 

교복차림의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여자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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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와 여성의 인권

아직도 이슬람 사회 곳곳에서는 일부다처의 흔적이 엿보인다. 이슬람 초기, 오랜 전쟁으로 남성들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 여성들과 고아들을 보살펴 공동체를 유지하고자 했던 절절한 삶의 전략이 일부다처제도로 이어졌다. 이슬람은 암낙타 한 마리와 건강한 두 여인을 맞바꾸던 이슬람 이전 시기의 값싼 상품에서 벗어나 최소한 여성을 완전한 인격체로 인정하는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슬람은 신의 계시를 통해 무분별하고 무제한적이던 서아시아의 오랜 일부다처 관행을 타파하고, 전쟁과 자연재해와 같은 특수한 상황과 까다로운 조건을 달아 일부4처제까지 허용했다.

문제는 절박한 상항에서도 함께 살기를 바랐던 이슬람 공동체의 초심은 희석되고, 지금의 일부다처는 많은 경우 남성들의 성적 쾌락, 경제력이나 사회적 신분의 과시 수단으로 변질돼버렸다. 그래서 많은 이슬람 국가들은 이미 일부다처를 법으로 금지했으며, 보수적인 아랍 국가에서도 일부다처의 비율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가장 일부다처 비율이 높은 나라는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결혼가정의 약 7%를 차지한다고 한다. 일부다처인 경우에도 서구처럼 정실부인과 축첩의 개념이 아니고, 모두 법적 사회적으로 동등한 정실부인이며 그들의 자식들도 상속이나 사회적 진출에 있어서 조금도 차별을 받지 않는다.

1400년 전 여성인권의 혁명적 선언을 가져왔던 이슬람의 가르침은 오늘날까지 그 정신이 지켜지고 있는가? 그것은 물론 아니다. 아직도 많은 이슬람 사회는 국민수준, 교육열, 문자해독률, 여성의 사회참여, 시민사회의 형성 등에서 후진적 상태에 있다. 이슬람이 아닌 이슬람 사회의 낙후성이다.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양성평등 의식으로 이슬람 사회도 커다란 변화를 경험할 것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전통과 가치를 버리고 서구를 모방하겠다는 움직임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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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 여행할 때



이슬람 사람들은 손님에 대한 친절과 환대를 생명처럼 여긴다. 내일 당장 먹을 양식이 없어도 오늘 찾아온 손님을 그냥 돌려보내는 법이 없다.

이슬람 국가 어디를 여행하든지 우리가 잃어버리거나 잊고 있던 삶의 진한 향기를 되찾으며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볼거리도 많다. 세계 4대 고대문명 중에서 3개(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 문명)가 이슬람권에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의 대부분이 이슬람권에 분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세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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