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을 비판하는 시선들
여성학을 비판하는 시선들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07.20 16:36
  • 수정 2007-07-2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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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남성학 '상생의 길' 모색해야
함께 가르치는 젠더 연구 필요

 

한국 사회 여성학과 여성운동의 성장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 있다. "페미니즘은 이제 전환기를 맞이해야 할 때"라며 "페미니즘이 사회 속에서 자리매김하는 동안 남성들의 모습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성학 연구자들이다. 이들은 "과거 가부장제 속의 남성의 모습이 과연 기득권 수혜자로서의 모습뿐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며 "현재 남성들이 페미니즘의 지나친 공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남성학자, 남성 차별도 인정해 달라

최근 남성학 연구서인 '페미니즘에 대한 남성학과 남성운동'을 공동집필한 정채기 한국남성학연구회 회장(강원관광대 영유아보육과 교수)은 1994년 국내에 남성학을 처음 들여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여성학은 있는데 남성들이 가진 문제를 풀어주는 남성학은 왜 없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해외에서 남성학 관련 자료들을 모아 국내에 번역하고 논문을 발표하며 소개했다.

남성학자들은 "2007년 현실에서 여성은 이미 마이너리티가 아니다"라며 "남성학은 남성우월주의를 회복하려는 마초이즘(Machoism)이 아닌 남성주의(Masculinism), 페미니즘의 파트너로서의 젠더 연구(Gender Studies)를 표방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여성학이 '절대선'이 될 수는 없으며, 페미니즘이 발전하는 가운데 경시되어온 남성 차별의 문제도 인정해 달라"면서 "여성학 내부에서 현재의 여성학을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젠더연구 교육과정 필요성 역설

정 교수는 여성학과 남성학은 파트너로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남성학과 여성학을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젠더리즘'을 주장한다. 또한 남성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져 남성문제가 해결된다면 여성문제 해결에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 남녀를 넘어선 인간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 정 교수는 '젠더연구 교육과정화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여성학과 남성학을 함께 교육하는 '젠더연구' 전공 개설의 필요성과 교육과정을 제시했다. 여성학에 대한 남성들의 거부반응과 불신감을 해소할 수 있고, 페미니즘으로 인해 소외되는 남성들의 역차별을 방지하며, 여성학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남성운동 발생,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

남성운동은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에 걸쳐 일어난 '급진적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아 70년대에 미국에서 처음 발생했다. 초기 남성운동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됐다. 친페미니스트적이라 불리는 'NOMAS'(National Organization for Men Against Sexism, 성차별에 반대하는 전국 남성연합)는 남자다움에서의 해방을 지향하는 운동으로 남녀, 동성애자의 평등을 내세운다. 안티페미니스트적인 '프리멘'(Freemen)은 남성의 피해자성을 강조함으로써 남성의 권리를 옹호하려 한다. 이후 남성운동이 국제적으로 확대되면서 보수파, 페미니즘 지지파, 사회주의파, 기독교파 등 다양하게 분화됐다. 남성학이 학문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84년 미국 40여개 대학에 남성학 강좌가 개설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한국 남성운동은 아버지운동에서 시작

미국과 달리 한국의 남성운동은 90년대 '좋은 아버지' 운동에서 시작됐다. 91년 실시된 '부천 YMCA 아버지 교실'과 '그림동화책 제작 워크숍'에 참여했던 남성들이 모여 92년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했다. 95년에는 '평등문화를 가꾸는 남성모임'이, 97년에는 남성 전용 상담전화인 '한국 남성의 전화'가 개설됐다. 또 이 해에 전국 각지에 있던 아버지운동단체를 하나로 묶은 '한국아버지모임 전국연합'과 'NGO 아버지재단'이 설립됐다.

정채기 교수는 일련의 아버지 운동단체의 설립 원인으로 90년대에 증가한 중년남성의 과로사나 가정 내에서의 아버지 부재현상을 꼽는다. 가정 내에서 아버지의 권위 실추에 대한 대책으로 아버지의 역할 회복을 위해 탄생했다는 것이다.

2001년 탄생한 '딸 사랑 아버지 모임'은 좀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전개했다. 육아와 가사 등 가정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딸과 아들을 차별하지 않으며, 호주제 폐지도 목표의 하나로 내세웠다. 남성문제에 대해 연구하는 월례모임과 캠페인, 가족 답사와 전국 아버지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인터넷 시대 사이버상 안티 페미니즘 강세

그러나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면서 남성운동은 사이버 상에서 좀더 급진적인 방향으로 전개됐다. '안티페미니스트'를 표방하며 인터넷 상의 여러 칼럼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온 한지환씨가 그 대표적 인물이다.

한씨는 남녀공동병역의무추진위원회의 운영자,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성문제와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왔다. 그는 자신을 "가부장적 사회질서를 옹호하는 보수적인 안티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호주제 폐지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남성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생리휴가제도, 여성할당제, 여성부의 존립 등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게 그의 주장. 남성의 성적 희화화, 남성용 육아시설 부재,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능력지상주의 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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