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출신인 박찬숙씨가 국민은행 프로농구 감독 공모에서 자신이 탈락한 것은 스포츠계의 심각한 여성차별 때문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사건이 있었다. 현 대한체육회 부회장, 전 국가대표 여자농구팀 감독의 경력, 그리고 화려했던 과거의 실력으로 보아 자신이 탈락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사건을 접하면서 여성차별이 비록 스포츠계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의 스포츠계에 여성 리더가 부재한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스포츠계의 여성리더를 어떻게 양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우선 남성 지배적인 한국 문화의 특성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과거 여성들은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남성 위주의 정치와 문화에 의해 자신의 의사표현을 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소외당하는 존재였다. 물론 우리 역사에서 강력한 권력을 잡았던 여성들이 종종 등장했지만, 이러한 여성 리더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특히 남성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특히 스포츠계에서의 여성지도자는 상상하기조차 어렵고, 여성의 리더십 또한 남성의 것보다 결코 뛰어나지 않다는 편견은 여전하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근대스포츠는 본질적으로 남성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근대스포츠는 '여성다움'의 속성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스포츠에 참여한다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었고 도전이었다. 이런 문화에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스포츠계의 여성 리더 자원은 지속적으로 충원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지게 된다.

더욱이 감독과 선수의 종속적 관계와 승리만을 강요하는 훈련, 합숙소라는 공간에서의 고립된 생활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율성, 폭넓은 교양, 관계능력, 그리고 전문능력의 개발을 박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진정한 리더로서 자질을 계발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남성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국위선양을 위해 운동기계로 만들어내는 우리의 엘리트 선수 양성제도는 남자선수보다 여자선수에게 더욱 가혹한 형벌과 같은 것이었다.

이제는 존경받을 만한 스포츠계의 리더를 양성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스포츠는 우수한 선수들의 독점물이 아니라는 점과 선수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도 스포츠계의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점은 스포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사회적 편견을 일소하는 좋은 방책이 될 것이다.

아울러 능력 있고 인정받는 리더의 필요조건은 성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과 자질의 문제라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리더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자질을 함양하고, 스포츠를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하며,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교육이 장기적으로 스포츠계의 여성 리더를 양성하는 정도(正道)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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