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 보태겠다"
국제결혼 여성 50여 만명의 길잡이 역할
7월중 시애틀 타코마에 연합회 본부 결성
심포지엄에 앞서 행사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리아 암스트롱(66·한국명 김예자) 회장을 지난 11일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이민 1세대이기도 한 그는 "이번 행사가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나아가 한국의 '혼혈인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외국인과 결혼해 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 여성은 50여만명 정도 됩니다. 이들이 외국에서 안정된 정착생활을 하도록 연합회가 나서서 도울 겁니다."
미국 워싱턴에서 재택 간병 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중견 기업인인 그도 지난 1964년 미국으로 건너올 때는 손에 쥔 50달러가 전부였다. 미국 보잉사에서 회계사로 일을 시작했지만 그때만 해도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터라 미국 정착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때문에 연합회가 국제결혼으로 외국생활을 시작하는 여성들에게 정보공유 등 멘토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암스트롱 회장은 말했다.
"문화적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면 언어를 잘 구사해도 적응하기 힘듭니다. 두 나라의 문화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여기도록 한인 여성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암스트롱 회장은 한국 남자와 결혼한 결혼이민자 여성들에게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들에 대한 지원과 함께 혼혈인으로 태어난 2세들이 사회에 나와 한국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차별 없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이번 행사 기간에는 여성 국회의원들과 만나 관련법안 제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행사가 끝나는 대로 미국으로 돌아가 시애틀 타코마에 연합회 본부를 만들겠다"며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성가족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에는 심포지엄 외에도 혼혈아동 방문, 문화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암스트롱 회장의 큰아들이자 동북아 국제정치 전문가로 활동하는 찰스 암스트롱 미 컬럼비아대 역사학 교수를 초청해 '국제결혼 한인여성의 한국사회 발전 기여에 관한 역사적 고찰'이라는 제목의 강연회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