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부로 밀려난 여성 언어 담아내
여성주의 미술 신인 작가의 대표주자
예술감독·대안학교 교사 등 다방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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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무의식중에 흥얼거리는 분명치 않은 노래, 미친 사람이 내뱉는 말, 아픈 사람이 중얼거리는 말…. 이런 ‘비정상적’인 말을 작업의 화두로 삼는 작가가 있다. 주인공은 비디오 작가 정은영(33)씨. 그는 일상에서 밀려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언어에서 새로운 예술세계를 발견했다.

그의 작품 ‘천식’에서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들리는 여성의 기침소리가 대표적인 예다. 가부장제도 하에서 억눌린 여성들의 목소리는 구토, 호흡곤란 등 히스테리 증후로 발현된다. 작품 ‘그 여자의 두통약’은 남편에게 구타당하면서도 두통약만으로 버티다 결국 숨지고 만 미용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는 “죽어가거나 사라진 여자들, 시민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유령처럼 떠도는 여자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유독 여자들이 ‘병든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이들이 중심언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이 여자들의 길 잃은 언어는 또 다른 길을 제시하는 희망적 징후”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예술세계를 ‘노마드’(nomad, 방랑자 혹은 유목민)라 규정했던 데서 볼 수 있듯 정씨는 그간 경계를 넘나드는 여자 이야기를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보다 적극적으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최근에는 필리핀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는 동두천의 기지촌 여성들과 교신하며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그는 “그 끔찍한 세상에서 여자들이 오히려 유머러스한 말들을 하는 것을 보고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엿보게 돼요”라고 말했다.

그는 미술에 대한 소신이 뚜렷한 작가다. 그에게 미술은 주변에 머무르는 보이지 않는 언어들의 가능성과 힘을 끊임없이 포착하고 드러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중심언어(남성주의 언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균열을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수자의 언어가 필요하다. 정씨는 여성들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주목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실들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람들이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이야기들을 되풀이한다.

그는 ‘예술적 실천이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과 연결되기를 바란다’는 신조로 예술적 실천을 위해서라면 활동분야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2001년 ‘보랏물 들이기-가수 지현 콘서트’ 예술감독과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코디네이터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고, 현재 하자 작업장 학교에서 교사를 맡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그는 “밤이라는 시간에 주목하려 한다”고 답변했다.

“밤이라는 시간은 없는 것,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적합해요. 유령처럼 떠도는 사람들은 무엇으로 자기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그 고통의 시간을 메우는지에 대한 탐색이라고나 할까요.” 그의 탐색은 ‘떠도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중심에서 배제된 것’ 등 끊임없이 주변부를 맴돌고 있었다.

정은영 작가는…

1997년 이화여대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쌈지 스튜디오 7기 입주작가였으며, 2004년과 2005년 여성미술제 및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2006년 개인전 ‘2006 유랑하는 병病들’을 가졌다.

추천인의 말

작가 정은영은 여성주의 작가로서 제도적 현실적 경계를 재·탈 영토화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하위 주체의 발화 방식에 대한 꾸준한 미디어 작업으로 젠더적 맥락을 재전유하는 전략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채은영/ 독립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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