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인이 피해자의 70%… 가해자, 아들 비중 절반

피해자 보호 중심 벗어나 거시적인 종합대책 세워야

2000년대 들어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25년쯤에는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나라 중 하나다.

제2회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6월15일)을 맞아 노인 학대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피해자 보호 위주에서 가족관계 전체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최근 발간한 ‘2006년 전국 노인 학대 상담사업 현황 보고서’는 노인 학대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워 충격을 주었다. 이어 15일에는 ‘가족은 왜 노인을 학대하는가’를 주제로 한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 기념 세미나가 서울 남대문로 대우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려 노인 학대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전국 18개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노인 학대 사례를 분석한 ‘2006년 전국 노인 학대 상담사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 학대로 신고 접수된 사례는 2274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11.6% 증가했다. 여성노인이 1540건으로 전체 피해노인의 70%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 학대 가해자 중 아들(55.5%)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며느리(11.8%), 딸(10.4%), 배우자(7.3%) 등의 순으로 대부분의 학대가 친족에 의해 일어났다. 학대 양상도 가족갈등(49.4%)이 노인 학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학대 유형은 언어·정서적 학대가 1557건(42.3%)으로 가장 많았고, 방임(22.2%), 신체적 학대(20.9%), 재정적 학대(11.3%)가 뒤를 이었다. 특히 85세 이상 초고령 노인들이 70세 안팎의 고령 자녀들에게 방임학대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은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팀장은 “가해자인 자녀 대부분이 과거 부모와의 관계에서 억눌려 있던 감정을 자신이 부양자가 됐을 때 표출시키더라”며 상담 경험을 전했다.

전문가들은 노인 학대문제의 경우 개인, 가족, 사회가 지닌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것이라며 거시적인 대책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미혜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노인 학대문제에 대한 접근이 피해자인 노인 보호에 치우쳐 있다”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를 대상으로 여기고 둘 사이의 관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중돈 목원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대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족 외부의 사회적 지원이 연계돼야 한다”면서 “법률 개정을 통해 학대 가족에 대한 의무적 가족상담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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