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성추행 사건 자성 계기로 삼길…구단서 은폐 의혹도

 

2006년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이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 sumatriptan patchcialis manufacturer coupon site cialis online cou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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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한새여자프로농구팀 박명수(45) 전 감독에 의한 소속 선수 성추행 사건이 프로농구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지 20여일이 지났다. 하지만 구단을 비롯한 대한체육회, 한국여자농구연맹 등 관련 기관들은 이렇다 할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비난이 들끓고 있다.

여성 프로농구계를 짊어지고 갈 어린 선수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사건에 대해 구단측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여론의 뭇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4월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전지훈련 중 박 전 감독은 피해선수 A씨를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불러 두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시도했다. 타월 한장만을 걸친 그는 침대에 누워 A씨에게 강제로 옷을 벗으라고 한 뒤 “내 배 위로 올라와라”고 말했다. 다행히 소속팀 매니저가 방문을 두드렸고, A씨는 방에서 나왔다. 하지만 20분 뒤 박 전 감독은 A씨를 다시 방으로 불러들였고, A씨는 동료 B씨에게 “만약 20분 뒤에도 내가 오지 않으면 감독 방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A씨가 20분이 지나도 오지 않자 B씨는 감독의 방문을 두드렸고, A씨는 겨우 성폭행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소속 선수에 대한 박 전 감독의 성추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수들이 묵는 숙소에 들어가 몸을 더듬는가 하면 옷을 벗으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했다. 자신의 속옷을 빨게 하거나 몸을 안마하도록 했고, 입을 맞추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일삼았다.

1988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코치로 시작해 19년간 한 팀에서 일한 그의 경력을 비추어볼 때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피해자’가 더 많을 거라는 게 스포츠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박 전 감독의 행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배경에는 바로 피해선수 A씨의 ‘고소’가 있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법적으로 처벌받은 적은 없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첫번째 ‘고소’라는 사실에서 지금까지 유사한 사건이 은폐되거나 함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더 이상은 참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후 구속된 박 전 감독은 현재 서울종암경찰서에 수감 중이다.

“누가 감히 신(神)을 거역할까”

박 전 감독은 승승장구한 감독이었다. 2003년 이후 4차례나 팀을 정상에 올려놓는가 하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활약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박 전 감독이 신(神)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후보선수가 되거나 트레이드 명단에 올라가지 않으려면 감독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는 게 선수들의 현실이다.

홍양자 한국여성스포츠학회 회장은 “팀의 ‘승리’를 위해 구단주가 모든 권한을 감독에게 주는 것이 문제”라면서 “성폭행처럼 사회적 물의를 빚은 감독일수록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력한 패널티를 적용해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핫라인’ 설치…효과 미지수

우리은행 성추행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한국여성농구연맹은 지난달 28일 서둘러 선수 고충상담 전화인 ‘핫라인’을 개설했다. 하지만 ‘사후약방문’격인 ‘핫라인’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우선 상담을 관장하는 통로가 강현숙 소장(대한농구협회 기술이사) 단 한 사람뿐이다. 전문상담원을 몇명 둘 건지 구체적인 운영계획도 마련돼 있지 않다. 강 소장은 “인생 선배이자 농구 대선배로서 후배들의 고충을 해결해줄 각오가 충분히 돼 있다”고 자신했지만 선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한 선수는 “전화로 할 수 있는 얘기면 왜 얼굴을 맞대고 못하겠느냐”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악습’

이번 우리은행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계에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던 ‘악습’을 몰아내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선수들이 암암리에 폭언·폭행은 물론, 성추행에 시달리는 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했던 데 대한 내부의 반성이다.

그동안 스포츠계는 유독 여성선수에게 인색했다. 지난해 세계대회에서 4연승을 거둔 펜싱의 남현희 선수는 속눈썹이 눈을 찔러 쌍꺼풀 수술을 했다가 선수 제명 위기를 겪었다. 역시 펜싱의 이명희 선수는 출산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7월 소속팀인 경기체육회로부터 해고조치를 당했다. 농구 스타인 신한은행 소속 전주원 선수도 결혼·출산으로 6년간 코트를 떠나 있어야 했다.

우리은행 성추행 사건은 여러 가지 숙제를 남겼다. 그동안 선수들의 인권문제를 방치해온 구단과 연맹 등 관련 기관은 늦게나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아울러 여성지도자의 필요성을 공론화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가면 묻히길 바라는 거대한 ‘힘’이 작동하고 있는 게 사실.

천영세 민노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선수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체육선수 권리보장법안’을 준비했다, 그러나 당시 문화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기존의 ‘선수보호위원회’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천영세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 성추행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올해에도 단 한차례 회의도 열리지 않고 있다”면서 “군대식 서열문화가 지속되는 한 인권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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